[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출국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순방으로 '코로나19 백신', '한반도 비핵화',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 등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를 탑승해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미국 워싱턴 현지시간 19일 오후 도착해 22일까지 현지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시간으로 23일 저녁에 귀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순방으로 '코로나19 백신', '한반도 비핵화',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 등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미국 방문 이튿날인 20일부터 시작한다.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오후에는 미국 의회를 방문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한다.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미 정치권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에는 백악관을 찾아 오전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하고, 오후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마친 두 정상이 '마스크 없는' 친교행사와 정상회담을 진행할지 관심이 모인다. 백악관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건립되는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한다.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미국의 첫 흑인 추기경이자 워싱턴대교구장인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과 면담한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 해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격화된 미국 내 인종갈등 해결에 앞장섰고, 동성애자 포용과 기후변화 대응 등 진보적 이슈에도 적극 호응한 인물로 유명하다. 오후에는 애틀랜타로 이동, 현지에 진출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방문이 유력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성과가 기대되는 부분은 '백신 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백신을 공유하는 '백신 스와프', 우리 기업과 화이자·모더나 등 제약 회사의 협력 등이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백신과 관련해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이 투자 등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기업 행사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김대중-클린턴 정부' 이후 20년 만에 한미 양국에서 민주당 정부가 동시 집권한 상황으로, 과거 '햇볕정책과 페리 프로세스'에 버금가는 남북교류와 북미 협상의 새로운 분기점을 '문재인-바이든 정부'가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청와대 측은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 정착을 위해 양국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외교를 통해 해결하겠다', '북미 양자 대화를 추진하고, 북한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상응 조치도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표가 나온 적이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국의 반도체, 배터리 등 신기술 부문 협력도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방미에는 삼성·SK·LG그룹 고위 관계자들도 동행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미국과 일본·호주·인도의 4자 협의체 '쿼드'에 한국이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 글로벌 기후변화 공동 대응, 미얀마 사태 규탄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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