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와 토요타가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수소전기차(FCEV)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감지된다. 기존 시장 1위인 현대차와 신차를 내놓은 토요타가 '한일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BMW가 합류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현대차의 수소 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2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와 토요타가 9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5%는 일본 혼다와 우롱(Wulong), 골든드래곤(Golden Dragon) 등 중국업체다.
현대차는 넥쏘를 앞세워 세계 수소차 시장을 주도했다. 넥쏘는 명실공히 전세계 1위 판매 모델로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은 1만6152대다. 2018년 3월 출시 이후 3년여 만에 1만6000대를 넘어선 것이다. 2위는 토요타의 미라이다. 미라이는 올해 3월 기준 1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는 토요타가 선전하고 있다. 1분기 토요타 미라이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3.8% 증가한 2000대를 기록했다. 미라이 2세대 신모델이 미국과 유럽 등에 본격 출시되면서 시장 입지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한 1800대를 판매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가 명실상부한 시장 지배자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토요타 미라이 2세대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현대차가 토요타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해 2023년 넥소 2세대 신모델 출시 이전까지 당분간 시장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BMW가 수소 전기차 시장 진입을 공식화하면서 도전장을 던졌다.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BMW 그룹 2021 주주총회에서 "BMW가 전자 연료와 수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 수소연료전지 드라이브가 장착된 BMW X5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우선 소규모로 출시되는 BMW i 하이드로젠 넥스트(BMW i Hydrogen NEXT)를 통해 BMW가 구상하는 수소자동차에 대해 보여줄 예정이다. BMW는 2017년 현대차, 토요타 등과 국제 협의체 '수소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해당 협의체에서는 수소연료의 상용화를 목표로 각 나라별 문제점과 해결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BMW의 합류가 시장 팽창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자동차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BMW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현재는 한국과 일본, 현대차와 토요타의 양강구도로 BMW가 보유한 원천기술 격차는 클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BMW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이 있기 때문에 원천기술이 확보된다든지 기술 개발 또는 기술 공유가 된다면 BMW의 시장 진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MW의 시장 진입에 의해 시장의 전체적인 파이가 커질 것"이라며 "결국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H2리서치에 따르면 수소차 시장 규모는 연평균 58.6% 성장해 2030년 105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누적 보급대수는 3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등 전세계 국가들은 '수소 경제'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충전소 확대에 공공부지를 적극 활용하고 부지 확보 및 설비 설치 비용을 지원해 2022년 310기, 2030년 660기까지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2030년까지 전국 지자체의 10%를 수소도시로 탈바꿈시키고 2040년 3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리 기후 협정에 재가입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으며 생산·운송·저장·활용을 포괄하는 수소전략을 수립했다.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소 충전소(137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프라 확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수소 생산국인 중국은 2060년까지의 환경 계획에 '수소'를 추가했다. 유럽연합(EU)도 2050년 '탄소 제로'를 목표로 단계별 기후 중립적 수소 전략을 발표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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