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한국이 4세대(4G·LTE) 이동통신보다 5세대(5G) 이동통신 만족도가 떨어지는 유일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여러 5G 성능 지표에서 전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이미 완성도 높은 LT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신기술인 5G에 대한 기대치가 다소 높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에릭슨엘지는 국내 이동통신사가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내 커버리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G와 5G 만족도 차이. 자료/에릭슨엘지
에릭슨엘지는 25일 에릭슨 컨슈머랩의 '더 나은 5G를 위한 다섯가지 방법'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26개 국가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해 작성됐다. 26개 국가에는 5G 서비스를 출시한 국가와 출시되지 않은 국가가 모두 포함됐으며, 약 4000명의 인터뷰 대상자가 실제 5G를 이용하고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용자들은 조사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5G보다 4G 서비스에 더 만족하는 경향을 보였다. 4G 서비스에 만족하는 한국 사용자는 약 31%인 반면, 5G 서비스에 만족하는 사용자는 27%였다. 다른 국가들의 5G 서비스 만족도는 4G보다 평균적으로 약 10%p 높았다. 스위스의 경우 4G에 만족하는 사용자가 약 30%인데 5G는 두 배에 가까운 59%였다. 미국도 4G보다 5G에 만족한다는 사용자가 약 14% 더 많았다.
에릭슨엘지는 이런 차이가 한국의 높은 4G 서비스 품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네트워크 컨설턴트는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미 구축 완료된 네트워크에 대한 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5G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소비자는 우수한 4G나 와이파이 등을 사용하면서 5G는 이보다 월등히 촘촘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등 훨씬 더 많은 점을 기대했다"며 "물론 홍보에 비해 불만족스러운 커버리지나 선택권이 적은 요금제 등도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4G를 바탕으로 5G 기대치가 높았던 것이 주원인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연도별 4G 서비스 만족도. 자료/에릭슨엘지
박 컨설턴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5G 서비스 만족도가 초기 5G 만족도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도입 초기인 지난 2012년 4G 서비스 만족도는 26%로 2021년 초 기준 5G 서비스 만족도인 27%와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에릭슨엘지는 이런 상황에서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공개된 지표를 봤을 때 5G 구축 상황이나 수준이 다른 나라에 미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얼리어답터를 대상으로 한 국내 4G와 5G 부문별 서비스 만족도 조사. 자료/에릭슨엘지
보고서에 따르면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 5G 실내 커버리지 부문 만족도가 4G에 가장 떨어졌다. 5G 서비스 만족도는 거주지에서 34%, 공공 실내장소에서 31%로 4G보다 각각 11%p 낮았다. 반면 데이터 속도나 실외 커버리지, 배터리 수명 등 부문에서는 두 서비스 만족도 차이가 1~2%밖에 나지 않았다. 박 컨설턴트는 "한국 사용자가 전송 속도나 옥외 커버리지, 배터리 소모에 대해서는 4G와 유사한 만족도를 보인다는 점을 통해 실내 커버리지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릭슨엘지는 이 밖에도 소비자의 5G 경험을 높이기 위해 △4G와 5G 가치에 대한 소비자 인식 차이 개선 △클라우드 게임 등 4G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요구사항 충족 △소비자가 5G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핵심 기능 파악 △데모·개발 단계의 소비자 활용 사례 적극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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