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이용량 큰 폭 증가에도 불안한 카드사들
보복소비에 1분기 카드수수료 15.8%↑…요율 인하 압박 더욱 커질 듯
2021-05-31 13:36:49 2021-05-31 13:36:4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1분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가 급증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속 보복소비가 확산한 탓이다. 업계에선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수료가 확대되면서 요율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1분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가맹점 수수료는 1조14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액수로는 1564억원 늘었다.
 
신한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사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하나카드로 전년 대비 45.7% 증가한 1024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10~20%가량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국민카드는 3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삼성·현대카드는 전년비 약 18.0% 상승한 2273억, 21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757억원으로 집계돼 15.0% 늘었다. 롯데카드 역시 전년보다 10.7% 증가한 415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카드는 167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9% 하락했다.
 
이처럼 가맹점 수수료가 증가한 것은 보복소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가 확산한 지 1년가량 지나면서 억눌린 소비욕구가 분출한 것이다. 업계에선 자동차, 인테리어 등의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고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카드 이용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것도 소비 회복에 기여한 요소로 꼽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우량법인을 중심으로 가맹점 수수료가 증가했다"며 "코로나 회복세에 따른 소비 증가의 영향으로 카드 결제액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소비 증진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수수료 확대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은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진행 중이다. 3년마다 바뀌는 수수료 비용을 재측정해 반영하자는 취지로 연내 새롭게 산정된 수수료율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당국 및 정치권에선 코로나 국면 카드사의 순익이 증가한 만큼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은 매년 가맹점 수수료가 감소한 점을 고려해 추가 인하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업계에선 보복소비 흐름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반박한다. 통상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단기간 소비가 증가한 현상을 이유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을 포함해 카드승인액이 5~6%가량 증가하는데 보복소비 영향으로 최근에는 20% 늘었다"며 "수수료 산정 시 보복소비가 주춤하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카드수수료가 전년 대비 15.8% 증가하면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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