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전문가들은 기본금융 의제가 부실금융 우려 등 일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 했다. 경제민주화 흐름과 경제적 기본권 확대 여론에선 취약계층에게 장벽을 세우는 금융도 예외일 수 없다. 전문가들은 '보편·포용금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급하다고 했다.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7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정착과 금융회사 평가법률 마련, 개인신용평가제도 개선,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 서민금융지원법 정비, 고금리와 대부업체 개선, 파산·개인회생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가운데 기본대출 제도 마련도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헌법상 기본권은 다양한 영역에서 존재하는데 경제적 영역, 특히 금융에 대해선 다른 분야만큼 기본권이 신장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금융이 소득과 재산에 따라 대출 등을 차별한다고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분야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어나 하나의 제도나 정책만으로 될 수 없고 복합적인 정책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특히 금융소비자법 조기 정착과 금융회사 평가법률 마련, 대부업 제도 개선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박 교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법률이 아니지만, 키코(KIKO)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서 드러난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와 악랄한 관행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법률"이라면서 "금융배제를 해소하고 금융의 보편성을 확대하려면 미국처럼 금융사가 차별 없는 보편적 서비스를 운용하는지 여부를 기관 평가항목으로 삼아 제도개선을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대출의 장벽을 낮추는 것만큼 채무를 탕감해 빚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금융의 기본권 확대에서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원장은 "기본대출처럼 금리를 억제하고 대출을 돕는 취지를 이해하지만 금융기관에 도움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돈을 빌리기보다 빚을 갚는 게 더 절실한 분들"이라며 "이런 분들은 돈 생기면 생필품을 사고 저축하는 데 쓰기보다 빚부터 갚으러 간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어 "우리나라 개인회생제도가 많이 개선되면서 3년 동안 착실히 빚을 갚으면 탕감해주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면서 "이 지사가 금융의 기본권을 보장하려면 대출의 문호를 넓히는 만큼 채무탕감 제도를 대폭 손질해서 빚 걱정을 없애주는 것도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빚을 다 갚은 상태에서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투자와 저축을 하게 하고 자립과 재기를 돕는 게 진정한 의미의 기본금융"이라고 설명했다.
2일 서울시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금융 국회토론회'에서 이용철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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