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카카오손보, 찻잔 속 태풍 그칠 것"
생활밀착형 상품 수익성 미미…자동차보험 경쟁력 갖추기 어려울 듯
2021-06-11 06:00:00 2021-06-11 06: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인가를 획득한 가운데, 보험업계에선 카카오손해보험사(가칭)의 영향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료 규모가 미미한 생활밀착형 상품만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힘들 뿐더러 추후 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대형사들을 뛰어넘을 경쟁력을 갖추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10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진출을 두고 실질적으론 보험사들이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카카오손해보험사가 당장은 업계 판세를 바꿀만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손해보험사는 초기 사업으로 고객 접근이 쉬운 생활밀착형 보험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생활밀착형 보험은 주로 미니보험으로 구성돼기 때문에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험사들은 예상한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계약기간이 짧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개인정보 확보 등 가망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활용된다. 보험료가 저렴한 만큼 보장 수준도 일반 상품 대비 높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도 주력 상품으로 가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카카오손해보험사가 생활밀착형보험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후 추후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로 규모를 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손해보험사가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선 결국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나서야 하는데, 관련 시장 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단기간에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DB손해보험(005830)·KB손해보험 등 상위 4곳 손해보험사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상품마다 보험료와 보장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온라인 가입도 활성화 돼있는 상황이다. 국내 1호 디지털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이 주행한 만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을 이미 주력 상품으로 내놨기 때문에 차별점을 주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높아 중소형 보험사들은 도리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보험 가입자수 20만명을 돌파한 캐롯손보도 아직까진 흑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손해보험의 강점은 강력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소액 상품 위주의 박리다매 형식으로 수익성을 올리고, 플랫폼을 통한 직접적인 광고 수익을 얻는 목적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9일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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