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한국·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스페인을 방문 중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042670) 회장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스페인과 신기술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16일 대한상공회의소·스페인상공회의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공동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주최한 '한국·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후변화를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과 신산업 협력을 늘려가야 한다"며 "그린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배터리, 플랜트 등의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늘릴 수 있게 첨단 기술 뿐 아니라 소재, 부품 등 공급망 연계 노력도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 간의 협력을 넓혀 양국 정부나 대표 기업들이 이들의 교류를 지원하자"며 "양국간 협력을 가로막는 장벽은 허물고, 우정은 더 돈독히 하여 번영된 미래를 위해 양국 기업인들 서로가 다정한 친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참석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양국 경제인들의 만남을 격려했다. 코로나19 이후 공동으로 기업인 행사가 대면으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애초 양국은 지난해 상반기 스페인 정상순방에 맞춰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순방이 순연됨에 따라 올해 소규모로 개최하게 됐다. 그간 양국 상의는 지속적으로 교류의 끈을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경협위를 개최했다. 특히 양국 경제협력위원회는 내후년에 출범 50년째를 맞이하게 되는 등 대한상의가 운영 중인 경협위 중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한-스페인 경협위'의 한국측 위원장인 박 회장을 비롯해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028050) 대표이사, 김희철
한화솔루션(009830) 큐셀부문 대표, 송호철
더존비즈온(012510) 플랫폼사업부문 대표, 최영석 차지인 최고전략책임자가 참석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대표로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유정열 코트라 사장이 참석했다.
스페인 측에선 호세 루이스 보넷 스페인상의 회장, 오스카 고이티아 스페인측 경협위원장,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스페인대사, 안토니오 가라멘디 경영자총협회 회장, 하비에르 몰리나 베페사 사장, 스피리돈 마르티니스 오션윈즈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박용만 한국·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기술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사진은 지난 2월2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당시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규제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 위원장. 사진/뉴시스
이날 행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그린분야 협력과 디지털, 스타트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스페인은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주요 자동차 공장도 많아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시장으로서 큰 매력이 있는 곳"이라며 "스페인이 갖춘 우수한 장점, 그리고 LG에너지솔루션이 가진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풍부한 사업 경험이 함께 한다면 그 어떤 협업 모델보다 더 훌륭한 성공사례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는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축적된 운영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한국 그린 뉴딜 시장에 협력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부문 대표는 "한국은 지난 수년간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왔고 다양한 플랫폼 구축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비대면 기술을 발전해왔다"며 "한국 디지털 기업의 스페인 진출은 스페인 미래 산업 창출에 중요한 자산이 되고 신규 시장 공동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한국과 스페인간 교역이나 인력교류가 최근 많이 늘었지만 양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춰보면 아직 더 확대될 수 있다"며 "그린과 디지털 분야의 논의된 내용들이 양국간에 상호보완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업인 사절단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성토했다. 그는 "유럽국가들처럼 관광자원이 많지도 않고 천연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라며 "미국, 중국처럼 광활한 국토에 많은 인구가 있어 내수시장으로 경제가 든든하지도 않다. 어느 대통령이든 사절단과 함께 팀으로 다니며 세일즈에 전력을 다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힘들게 다니는데 괜히 기업인들 끌고 다니는 것처럼 폄하할 때는 참 마음이 늘 답답하다"며 "내가 같이 한 역대 정부 모두가 그렇게 해서 오늘을 만든 것이고, 역대정부 모두 그 때마다 같은 비아냥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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