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LG전자(066570)가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린) 수요에 힘입어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되면 연간 기준으로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제치고 생활가전 일인자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31.66% 증가한 16조8964억원으로 역대 2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943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1조5166억원)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지만, 전년 동기보다 무려 120.88%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수요가 폭발하면서 생활가전과 TV가 잘 팔린 덕으로 풀이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가전을 교체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선정 디자이너
특히 LG전자는 2분기에도 생활가전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DB금융투자는 LG전자의 2분기 생활가전 매출을 6조8560억원으로 예측했고 메리츠증권은 6조9140억원으로 더 높게 잡았다.
6조7081억원의 매출을 냈던 1분기에 53억5800만달러(5조9691억원)를 기록한 월풀을 앞선 만큼 올 2분기에도 또 한번 월풀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생활가전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이 부동산 호황을 맞은 점도 가전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요인이다. 미국의 대표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3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3.2% 상승했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가 신규 주택 건설에 213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한 점도 가전 시장에 긍정적이다.
가전 시장의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에도 유지되면 LG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도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2017년부터 4년째 월풀을 앞섰지만 매출은 2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그동안 월풀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세일 행사를 통해 연말에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렸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LG전자가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반기에 월풀과의 격차를 최대한 벌리는 게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 중심으로 가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LG전자는 2분기에 월풀과의 매출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월풀이 연말에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행사를 벌이는 만큼 LG전자가 연간 생활가전 1위에 오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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