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2030년 전후 상용화 예정인 6세대(6G) 이동통신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이미 양사 간 치열한 '기술 전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22일 오후 온라인 행사를 열고 6G 관련 기술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삼성은 행사 이름을 '삼성 네트워크: 통신을 재정의하다'로 달았고 티저 영상에서는 어두운 화면에 동그란 형태의 모양을 통해 2G에서 6G로 빠르게 넘어가는 시대상을 담으며 6G 기술 발표를 기정사실화했다. 삼성이 언팩 형식으로 6G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스마트폰·가전 등 여러 산업군에서 미래 기술로 꼽히는 6G 선행 기술 연구와 5G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상용화가 예상되는 시점보다 10년이나 앞서서였다. 이후 지난해 7월 삼성리서치는 6G 백서에서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6G 테라헤르츠(THz)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한 것은 삼성 입장에서 고무적이다. 테라헤르츠 대역은 100GHz~10T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주파수 대역이 올라갈수록 넓은 통신 대역폭을 사용할 수 있어 6G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통신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22일 열리는 삼성전자 온라인 행사 티저 영상 장면. 사진/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유튜브 갈무리
LG전자도 6G 개발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관 6G '넥스트 G 얼라이언스'의 의장사로 선정됐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ATIS가 6G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말 창립한 단체로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통신장비,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48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LG전자가 선정된 애플리케이션 분과는 6G의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한 기술 요구 사항을 제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의장사 선정으로 퀄컴,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6G 관련된 선행 기술 논의 및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기회를 잡았다.
LG전자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손잡고 'LG·카이스트 6G 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 키사이트와 협업을 강화하는 등 6G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금철(왼쪽부터) 키사이트코리아 전무, 김병훈 LG전자 미래기술센터장, 조동호 LG-KAIST 6G 연구센터장이 지난 3월23일 서울특별시 양재동의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LG전자·키사이트·한국과학기술원(KAIST) 업무협약(MOU)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키사이트·카이스트는 3월 6G 이동통신의 핵심 주파수인 테라헤르츠(THz) 원천기술 개발 및 검증체계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김병훈 LG전자 CTO부문 미래기술센터장 전무는 "차세대 6G 이동통신에 대한 기술 선점 경쟁이 글로벌로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테라헤르츠 무선 송수신에 대한 원천기술 개발부터 검증까지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구축, 6G 이동통신의 표준화 및 상용화 단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양사 포함 글로벌 기업들이 6G 투자를 중요시하는 것은 그만큼 6G가 가진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G만 해도 영상 외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온다. 4G에서 속도가 조금 나아진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6G는 자율주행차 등 여러 산업에 결합할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6G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군이 5G보다 크게 넓어지기 때문에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G 때도 그랬듯이 새 이동통신 준비를 위해서는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벌써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현시점에서 6G 기술이 산업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에 다다라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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