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를 상여금 등과 포함해 계산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육아휴직급여를 미지급했다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김모씨와 노모씨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장을 상대로 낸 육아휴직급여 일부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은 김씨와 노씨가 신청한 육아휴직급여에 대해 12개월분 700만원 상당을 각각 지급했다.
이후 김씨 등은 안양지청에 상여금, 장기근속수당, 급식보조비, 교통보조비, 맞춤형 복지카드 포인트 중 소정의 금액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이를 기초로 산정한 육아휴직급여와 이미 지급된 급여를 차액을 지급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안양지청은 육아휴직급여 전액이 지급됐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이에 김씨 등이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한 육아휴직급여 차액 신청 반려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면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대해 "상여금, 장기근속수당, 급식보조비, 교통보조비, 맞춤형 복지카드 포인트는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며 "피고가 각 항목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고 기본급만을 통상임금으로 봐 이를 기초로 산정한 육아휴직급여를 모두 지급함으로서 원고들의 육아휴직급여를 모두 지급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가사 맞춤형 복지카드 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들이 상여금 등과 복지포인트를 포함해 계산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육아휴직급여에서 피고가 이미 지급한 것을 뺀 나머지 금액을 청구한 것에 대해 피고가 이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통상임금을 잘못 산정한 위법이 있는 것으로 처분 전체가 취소돼야 하는 것"이란 내용을 1심 판결문에 추가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우선 "선택적 복지제도의 근거 법령과 도입 경위, 복지포인트의 용도가 제한돼 있고 1년 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하는 특성 등을 종합해 보면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에 따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원심이 원고들의 복지포인트 상당액이 육아휴직급여 산정의 기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다만 원심은 피고가 복지포인트 상당액뿐만 아니라 상여금 등을 육아휴직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 산입하지 않은 것 또한 위법 사유로 판단해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 것인데, 원심 변론 종결 시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복지포인트 상당액은 제외하고 상여금 등만 통상임금에 추가해 육아휴직급여액을 계산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는데도 법원이 직권에 의해 적극적으로 정당한 급여액을 산정할 의무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정당한 육아휴직급여에 못 미치는 급여만을 받았음을 전제로 미지급된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란 원고들의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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