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호남을 찾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군 공항 이전과 달빛철도 사업의 빠른 추진을 약속하며 '텃밭 민심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선출된 후 잇따라 광주와 전북을 방문하며 국민의힘 호남 지지율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아울러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한 송 대표의 '액셀러레이터 발언'으로 악화된 광주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송 대표는 21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과 광주광역시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물 붕괴 사고를 먼저 언급하며 "당과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을 엄중 처벌하도록 하겠다"라며 "소속 행정관청의 잘잘못도 분명하게 가리고, 불법 하도급 등의 구조적인 문제도 반드시 바로잡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 지난 17일 자신이 "(버스)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을 의식해 회의 참석 전에는 사고 버스 기사 병문안을 다녀온 사실도 밝혔다.
송 대표는 "큰 규모의 철거 현장 앞에 버스정류장을 방치해 엄청난 사고가 나게 된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라며 "이를 제가 지적하는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지만, 오늘 제가 전남대병원에 버스기사님의 사모님과 따님, 그리고 관계자들을 만나고 위로를 드리고 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을 위로하고 우리 버스 기사가 완치돼 외상성 증후군 등을 비롯한 모든 부분이 잘 치료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했다.
송 대표는 광주 지역 최대 현안 과제인 군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총리실 주관 범정부 협의체가 3월부터 가동되고 있고, 예비이전 후보지의 확정, 재원 마련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라며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잘 건의하고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이 4차국가철도망구축계획 초안에서 빠진 데 대해서도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의 공약사항이지만 이게 만만치가 않다"라며 "다시 한번 오늘 회의를 하고 청와대나 정부 측에 4차 국가철도망계획 마지막 확정 전에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호남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호남과의 접촉 횟수를 늘려가는 국민의힘과 이준석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도 나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서진 정책을 편다며 부쩍 광주를 자주 찾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연설에서 '한때 대한민국 체제를 뒤집으려고 했던 사람들'이라고 민주화운동을 모독했다. 그 말대로라면 민주화운동은 체제 전복 운동이고 군사 쿠데타는 체제 수호 운동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행보는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올바로 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표를 얻기 위한 저급한 레토릭에 휩싸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드리겠다"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오후에는 전남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전남지역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 이후 송 대표는 목포신항의 해상풍력지원단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1일 광주를 찾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군 공항 이전과 달빛철도 사업의 빠른 추진을 약속하며 '텃밭 민심잡기'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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