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5일 임기 마지막 6·25전쟁 추모일을 앞두고 특별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남북미 모두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공통 관심사인 '종전선언'을 매개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막바지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접견하고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북미관계 개선에 성공을 거두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5월 문 대통령의 임기와 차기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가 남북관계 개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특히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릴 유엔(UN)총회가 주목된다. 올해는 남북 UN 동시가입 30주년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30주년이기도 하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25일 6·25전쟁 추모일에 '종전선언'을 위한 구체적 메시지를 내놓고, 7·8월 국회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9월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은 여러차례 종전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9월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으로 강조했다. 올해 1월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구축 과정의 중요한 모멘텀"이라고 역설했다.
미국 역시 종전선언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5월20일 미 연방하원에는 브래드 셔먼 의원(민주당) 주도로 '한반도 평화법안'이 발의돼 현재 계류중이다.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 체결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북미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검토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규정 재검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다음달 2일 취임할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도 최근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서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주한미군의 임무수행 능력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도 종전선언의 가능성과 그 효용성을 따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종전선언은 정치적·상징적 의미가 강하며 당사국들 의지만 있으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다"면서 "북한 입장에서도 한·미와의 긴 전쟁이 끝나는 것과 함께 비핵화 및 정상국가화에 나설 수 있는 내부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5일 임기 마지막 6·25전쟁 추모일을 앞두고 특별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 행사의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