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 지침'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각 지역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백신 접종 완료자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30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출연해 "백신 완전 접종자들은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를 상당 수준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월렌스키 국장은 "지역 주정부가 각자 상황에 맞는 지침을 만들라고 지역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며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감염자가 많은 곳은 지침을 만들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 의무 착용은 백신 접종자들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라, 미접종자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백신 완전 접종자의 경우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게 CDC 방침의 핵심이냐'는 질문엔 "정확히 맞다. 백신을 완전 접종하면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 대해선 "현재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은 15% 미만이고, 대다수는 1회 접종에 불과하다"며 "세계 곳곳에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WHO가 이런 맥락에서 내린 권고"라고 답했다.
전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CNN을 통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CDC의 권고는 백신을 다 맞았다면 면역 효과가 있다는 것, 그리고 실외든, 실내든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WHO는 델타 변이 확산과 관련, 백신 완전 접종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CDC 추산에 따르면 미국에서 확인되고 있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4명 중 1명은 델타 변이 감염자다.
이에 기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CDC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실내외 대부분의 환경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델타 변이 확산 이후 미국 일부 주정부는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플로리다주 LA 카운티 보건 당국은 시민에게 델타 변이 감염 예방 차원에서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실내 공간 등에서의 마스크를 착용을 당부했다.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보행자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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