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옥외집회 사전신고를 규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심판 정족수 부족으로 유지됐다.
헌재 전원합의체는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규정한 집시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A씨가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정족수 부족으로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조항에 따른 기소유예처분 심판청구도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재판부는 "신고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의견 5명, 위헌의견 4명인 반면, 처벌조항에 대해서는 합헌의견 4명, 위헌의견 5명으로 위헌의견이 다수"라면서도 "헌법소원 인용결정을 위한 정족수(6명)에 이르지 못해 심판대상조항과 기소유예처분 모두를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단체 대표 A씨는 지난 2017년 5월 22일 오후 2시 광주시의회 앞 광장에서 신고 없이 약 600명과 함께 모였다. 그는 확성기와 피켓 등을 이용해 "사회복지 종사자 단일 임금체계 도입" 연설과 구호 제창을 했다. A씨는 이날 시위를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그는 옥외 집회나 시위를 하기 720시간~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서를 내야 한다는 집시법 6조,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22조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일정한 신고 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를 할 수 있어 헌법상 사전허가금지에 위배되지 않고, 미신고 옥외집회가 공공 안녕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고 본 헌재 판례가 여전히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선례와 달리 판단할 특별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고 말했다. 기소 유예 처분에 대해서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심판대상 조항에 의거해 행해진 처분"이라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 질서가 침해될 개연성 또는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할 실질적인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주장했다. 이선애 재판관도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자를 금지 집회 주최자와 똑같이 처벌하는 건 과중하다는 의견을 냈다.
문형배 재판관은 처벌 조항에 대해 "오로지 신고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최장 징역 2년 또는 최고 200만 원의 벌금까지 부과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그 죄질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겁다"고 반대했다.
헌법재판소 청사. 사진/헌재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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