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단독계약 공식이 깨지고 있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러 카드사가 동일 브랜드의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혜택이 더 많은 카드로 고객이 쏠릴 수 있는 만큼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PLCC 인기가 높아지면서 카드사 간 중복된 브랜드를 사용하는 카드가 출시되고 있다. PLCC는 특정 제휴사의 브랜드를 내세워 혜택을 강화한 신용카드다.
위메프 PLCC가 대표적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0년 이커머스 '위메프'와 제휴를 맺고 위메프 PLCC를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국민카드가 위메프 PLCC를 내놨다. 두 상품의 기본혜택은 동일하다.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위메프에서 위메프페이로 결제 시 최대 5만점까지 2%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연회비도 2만원으로 같다.
다만 세부 혜택에서 차이가 난다. 국민카드 상품의 경우 배달 앱 '위메프오'를 이용하면 최대 월 최대 5만점까지 2% 적립된다. 또 전월 이용실적이 50만원일 경우 커피, 편의점 등 7개 생활업종에서 결제 건당 1만원 이상 결제 시 5% 적립해 준다. 적립한도는 월 1만원이다.
반면 롯데카드의 경우 이 같은 부가 혜택은 없다. 다만 위메프 이외에 전 가맹점에서 결제 시 포인트로 0.7% 적립된다. 국민카드는 해당 적립률이 0.2% 수준에 그친다. 전월 실적이 50만원을 넘거나 배달앱 이용이 많으면 국민카드 상품을, 그렇지 않을 경우 롯데카드 PLCC를 사용하는 게 유리한 셈이다.
이달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SK브로드밴드와 각각 PLCC '오션 에디션 카드'를 선보였다. 두 상품도 기본혜택은 동일하게 책정됐다. B tv 이용요금을 자동납부하면 프리미엄 월정액 상품 중 하나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50만원 결제 시 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세부 혜택은 카드사별로 상이하다. 현대카드는 구독 패키지와 맞춤형 혜택을 추천하는 '3층 시스템'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등 롯데 계열사에서 결제 시 5% 할인 혜택을 준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동일 브랜드의 PLCC를 출시하는 것은 신용판매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사용이 늘자, 특정 기업의 충성 고객을 두고 카드를 출시해 카드 사용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다만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을 벌이는 만큼 카드사의 출혈 경쟁은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이미 업계에선 최근 PLCC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휴사 우위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단독 출시 계약을 맺기 위해선 카드사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 독점 계약은 입찰받는 형태가 대부분"이라며 "제휴사가 제시한 조건에 응한 카드사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이달 SK브로드밴드와 제휴를 맺고 각각 'SK브로드밴드 PLCC'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각사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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