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정책은 장애인들 향한 사형선고"
중증장애 30대 아들 둔 어머니 국민청원
"중증발달장애인 목소리 못내고 직격탄 맞아"
국가책임제·24시간 돌봄 서비스 등 확대 촉구
2021-07-13 15:35:01 2021-07-13 15:35:0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부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는 주장의 국민 청원이 13일 청와대 홈페이지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에서 청원인은 "시설퇴소는 우리에게 사형선고다"라고 주장했다.
 
탈시설 정책은 장애인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특정 시설에 갇혀 각종 인권침해를 당하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장애인 탈 시설' 문제를 정책 과제로 선정했다.
 
"30대 중증 발달장애 아들을 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정부의 탈시설 정책으로 정원이 축소되고 같이 생활하던 아이들이 퇴소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어 현실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고 글을 열었다.
 
청원인은 "지난 10년 동안 장애인복지의 주된 화두는 탈시설이었다. 그런데 정작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는 발달 장애인들은 탈시설의 당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보지도 못한 채 그 변화를 직격탄으로 맞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탈시설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 이용자들의 신규 입소를 제한하고 정원을 축소·폐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며, 어떤 시설에서는 정원을 줄인다는 빌미로 도전적 행동과 문제행동이 많은 장애인을 먼저 시설에서 퇴소하게 해 중증 발달장애인을 더욱 곤란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정부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중증 발달장애인과 부모의 입장은 반영하지 않은채, 반쪽짜리 정책을 내놓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시설거주 발달장애인들의 부모들은 거의 대부분 시설이 존치되기를 원하며, 시설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해 더 나은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중증발달장애인은 국가책임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증장애인 요양 시설에서도 발달장애인들은 제일 돌보기 힘든 대상이기 때문에, 탈시설을 논하기 전에 이들에 대한 대책이 선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중증발달장애인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24시간 발달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13일부터 시작됐으며 다음 달 13일 마감된다. 기한 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는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1947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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