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최다·재예약 불능·경질론까지 'K방역' 위기…"위기극복 합심해야"
비수도권 비율 연이어 30% 급증…이번주 고비
한주간 변이 확진자 536명 중 델타 변이도 374명↑
55~59세 백신 예약 재개에도 접속 오류 '속터져'
"국내 방역·백신 체계, 명확히 해 혼란 없애야"
위기극복…'K-방역 2.0' 합심·지혜 절실
2021-07-15 14:25:25 2021-07-15 18:55:52
 
[뉴스토마토 정서윤·이민우 기자]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1600명대를 넘나들면서 'K-방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방역관 '경질론'까지 촉구하면서 방역 불신과 국민 피로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14일 50대 후반 백신 사전예약 재개도 1시간가량 지연되면서 예약 중단 사태에 이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방역과 백신 접종 체계에 대한 국민 혼란이 없도록 정부 역할 기능에 대한 보완도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민생경제를 위해서는 백신 확보와 확산세 방지가 중요한 만큼 정치권, 정부, 국민 등 모두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합심과 지혜를 모아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00명으로 누적 17만3511명 규모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14일(161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퍼졌던 직전 주와 달리 이제는 비수도권 비율도 30%에 달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국 곳곳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되면서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검출된 변이 바이러스 중 다른 변이보다 전파력이 세다고 알려진 델타 변이가 알파형 변이(α·영국 변이) 수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확인된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536명이다. 이중 374명이 델타형, 162명은 알파형 변이 확진자다.
 
이 기간 국내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36.9%이다. 이중 델타형 변이 검출률은 23.3%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델타형 변이 검출률이 일주일 사이 12.7%에서 26.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도 국내에서만 252명에 달했다. 얀센 접종자 143명, 화이자 59명, 아스트라제네카(AZ) 50명 순이었다. 이 중 12명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민 피로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50대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놓고 발생한 혼선은 국민들의 신뢰감을 더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지난 12일 0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55~59세 사전예약은 물량 부족 등의 이유로 첫날 오후 3시30분쯤 예고도 없이 마감된 바 있다. 사실상 턱없이 부족한 물량을 두고 선착순 예약을 강행한 셈이다.
 
이후 정부의 공식사과와 함께 14일 오후 8시 예약을 재개했지만 또 접속 지연이 발생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 사이트에는 '그냥 포기해야겠다', ' 일처리를 이런 식으로 밖에 못하나', '예약이 시작될 때마다 항상 이런식이다. 정말 지친다'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에 '접속 우회로'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나면서 국민 불신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55~59세 백신 예약이 재개된 14일 오후 예약 사이트 화면. 사진/뉴스토마토
 
뿐만 아니다. 수도권 방역 강화로 참지 못한 일부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손실 보상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를 벌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자영업자는 "당장 자영업자들은 폐업하고 빚더미에 앉는데 정부는 아직도 보상 방법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K-방역의 피해자는 늘 자영업자였다.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방역·백신 접종 체계에 대한 국민 혼란이 없도록 정부가 명확히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컨트롤 타워는 하나가 아니라 나눠져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청와대 방역 기획관을 두면서 백신 담당은 아니라고 했는데, 방역에 대한 문제가 터진 뒤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하면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과 백신 담당을 명확히 나눠 책임소재 확인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 부족' 사태를 경고하며 "백신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욱 교수는 "해외의 경우 지자체, 위탁의료기관 별로 나눠준 뒤 접종을 한다. 우리나라는 백신이 부족하니까 자꾸 한 곳에서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백신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백신이 많이 들어오면 지자체나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처럼 분산해 맞을 수 있다. 인구 비율 별로 지역을 분배해 접종하면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방역과 백신의 혼란은 곧 민생경제의 가중으로 전의될 수 밖에 없다"며 "우리 모두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치권과 정부, 국민 모두의 하나된 동참이 요구될 때라고 본다. 'K-방역'의 위기라기 보다는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K-방역 2.0'을 위한 합심과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00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이민우 기자 tyvodlo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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