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여권 대선주자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은 우선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하반기부터 국회 논의를 시작하자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대선주자들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 발표에 일제히 "우선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급하지도 않은 진짜도 아닌 가짜 푼돈으로 기본소득을 위한 증세가 가당키나 하냐"라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 후보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쓰여야 할 국가 예산을 빼앗아 부자들에게 나눠주자는 발상과 똑같다"며 "조세의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고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진작과 경제활성화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불공정, 불공평, 불필요한 3불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뒤에 안 맞는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 이 후보의 최근 도덕성 논란을 덮어보려는 방패막이는 아니겠냐"라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김두관 의원는 기본소득 정책에 찬성한다면서도 지방을 살리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선 저는 기본소득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노동형태 변화로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현실에서 '기본소득'은 논의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모든 정책에는 순서와 완급이 중요하다"며 "저는 기본소득이 소멸위기로 내달리는 지방을 살리는 일보다 앞선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본소득을 시행하려면 4년간 200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저는 (이 예산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제일 먼저 지방에 서울대와 같은 수준의 대학을 4개 더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또 민간지원에 대한 지원법을 만들어 거점 종합병원을 지방에 세우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의 핵심주장은 억강부약"이라며 "대한민국을 억강부약 하려면 서울공화국을 해체하고 지방을 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평소 기본소득을 찬성하며 관련 입법을 해온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은 이 지사의 정책 발표를 환영하며 "하반기 국회부터 기본소득 국회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용 의원은 "이 지사께서 오늘 '국회의 역할'을 말씀하셨는데 기본소득 실현을 목표로 하는 기본소득당에서는 이미 '기본소득 공론화법', '기본소득 탄소세법', '기본소득 토지세법' 등을 발의했거나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중의 과제, 대선 이후의 과제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논의를 시작하다"라고 제안했다.
여권 대선주자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은 우선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하반기부터 국회 논의를 시작하자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차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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