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가명정보 활성화 방안. 사진/개인정보위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부가 지난해 8월 데이터 3법 시행으로 도입된 가명정보(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가명처리한 개인정보)의 산업계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규제 개선에 나선다. 약 40일가량 걸리는 것으로 평가받는 가명처리·결합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8일 강원도 원주시 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가명정보 활용지원센터 개소식 및 가명정보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가명정보 제도를 통해 과거 불가능했던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데이터 경제'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며 "앞으로 결합 절차를 간소화해 결합기간을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전문기관을 27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가명정보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복잡한 결합절차, 인프라 부족 등을 꼽고 가명정보 지원 절차를 정비할 계획이다. 먼저 가명처리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가명처리·결합 주요 단계별로 상세 체크리스트를 개발·보급한다. 결합률 사전확인, 추출·모의결합 등 절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반복·주기적 결합은 심사를 면제할 계획이다. 이한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데이터안전정책과장은 "가명처리 절차, 기준을 명확히 하고 표준화하면 결합기간을 10일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출심사위원회 구성에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런 기간 등도 줄이면 총 20일 단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8일 보건의료 분야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인 건강보험평가심사원에서 열린 가명정보 성과보고회. 사진/개인정보위
민간의 가명정보 확산을 위해 결합전문기관의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전문기관 진입요건도 완화한다. 법률·기술전문가 중 1인에 한해 법인·단체·기관 내 다른 조직 소속 직원의 겸임을 허용하는 등 인력 요건을 완화하고, 공공기관에는 자본금 50억원 이상의 재정요건을 미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결합전문기관 진입요건을 낮춰 국토, 의료 등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기관 출현을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9곳뿐이던 결합전문기관은 올해 7월 기준 17곳으로 확대됐고, 개인정보위는 이번 진입요건 완화로 올해 말까지 27개까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명정보 온·오프 통합지원체계 구축, 가명정보 국외이전 등 지원 체계 구축과 안전성 조치 재정비에 나선다. 가명정보도 개인정보의 하나인 만큼 개인정보와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고, 특례 적용범위 등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사안은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 추진과 맞물려 함께 진행될 전망이다. 박상희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가명정보도 개인정보로 그에 따른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며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넣어 이를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도입된 가명정보 제도는 정보주체 동의 없이 과학적 연구 등을 목적으로 식별가능성을 최소화해 정보처리자가 직접 활용하거나 3자에게 제공하는 제도다. 이종산업·기관의 데이터가 결합해 향후 디지털전환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암 질병 치료효과 분석 △암 환자 합병증 및 만성질환 예측 연구 △국가보훈대상자 신용실태 연구 등 5대 과제·7대 사례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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