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올해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의 '본훈련'이 16일 시작되면서 북한의 추가 비난 발언이나 무력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한미훈련 비난 담화를 통해 반발한 만큼 본훈련에 맞춰 추가 도발이 이어질지 예의주시 중이다. 훈련 기간 중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도발 수위를 조절할 대북 유화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총 9일간 진행된다. 합참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실기동훈련(FTX) 없이 도상훈련(CPX)만 이번 훈련을 진행하고 '필수 인원'만 참가한다고 전했다. 방어적 성격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훈련으로, 사실상 사상 최소 규모의 훈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훈련 규모를 축소했지만 북한이 중단을 요구한 후반기 한미 본훈련이 시작되면서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대응이 불가피하게 됐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일과 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은 한미를 비난하며 무력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연합지휘소연습은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북한은 이 기간 동안 추가적인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반기의 경우 지휘소연습이 끝난 뒤인 지난 3월21일 서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같은 달 25일에는 동해상으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시험 발사했다.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무력 도발이 예상된다.
무력 도발이 아닌 담화 방식을 통한 비판 목소리가 계속 이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북한에서 일단 말로써 이야기를 했으니 그 연장선상에서 말로써 강하게 반응하는 정도가 될 것 같다"며 "북한이 무력 시위에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행동으로 하기 보다는 말로써 강력하게 반발하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북핵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성 김 대표의 방한 여부는 변수로 꼽힌다. 성 김 대표의 21~24일 방한 추진 배경에는 교착된 남북관계 상태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성 김 대표의 방한 기간은 한미 간 연합 지휘소훈련이 실시되는 기간(16~26일)과 겹쳐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지로도 보인다.
일각에서는 성 김 대표의 대북 메시지에 따라 북한의 도발 수위가 조절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오히려 김 대표의 방한기간이 도발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성 김 대표가 방한하면 오히려 북한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무력 도발을 할 수 있고, 또는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보낼까 참으면서 탐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성 김 대표 방한에 맞춰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 방한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될 경우 한미러 3자 북핵수석대표 회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회의에서는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의 ‘본훈련’인 연합지휘소연습이 16일 시작됐다. 사진은 1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군 헬기들이 계류돼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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