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엇갈린 발언에 보합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 인상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일부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20~3180선으로 전망했다. 지난 26~27일(현지 시간) 진행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 위원들의 엇갈린 반응이 나오면서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긴 힘들 것이란 판단이다.
파월 연준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연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서도 대체로 비둘기파적 시각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의 시점과 속도가 금리 인상 시기에 관한 직접적인 신호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 충족까지는 “갈 길이 한참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고용 회복과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 추이를 변수로 꼽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긴축 발작’을 염려한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이 멀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연준 내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 잭슨홀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터 조지 총재는 CNBC 방송에 출연해 “경제 상황 진전을 고려할 때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내년 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은 총재도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내년 3월을 테이퍼링 종료 시점으로 제시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이나 테이퍼링 조건에 보다 엄격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도 “반등국면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 잡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된 불확실성 해소가 9월 FOMC 회의 때까지 미뤄지면서 코스피 3200포인트 이상에서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은 약화될 수 있다”며 “9월 추석 연휴 전까지 박스권 등락을 고려한 시장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은 9월1일 발표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ISM 제조업지수는 59pt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ISM 제조업지수의 하락세는 경기 모멘텀 둔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지수의 컨센서스 하락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 등이 체감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기의 피크 아웃 논란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증시의 상대적인 매력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통제는 미국 대비 한국기업 이익 증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금리 인상 시기에 맞춰 은행 등 금융주와 내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모멘텀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단기에 코스피 3200선을 넘어서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낙폭과대주들의 단기반등 이후에는 박스권에서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리 민감주(은행)와 국내 리오프닝 관련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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