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돈 내고 집에 빨리 가려다가 초입부터 갇혔어요. 속도도 내지 못하고 딴 길로 빠지지도 못하니 30분 넘게 꼼짝없이 갇히면서 분통이 터지더라고요.”
지난 30일 퇴근길에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에서 신월여의지하도로에 들어간 A(38)씨는 생각지 못한 정체행렬을 마주했다. 처음에 속도를 내던 차량은 진입 200여m만에 꽉 막혔다.
편도 2차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여의도~신월IC까지 별도의 출구가 없어 도중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없다. 최저 지하 70m까지 내려가는 국내 최초의 지하 3층 도로인 탓에 GPS도 중간부터 엉뚱한 곳을 가리켰다.
30여분 넘게 정체 스트레스를 겪은 A씨는 “원래 다니던 길보다도 더 걸린 것 같다”이라며 “지하 깊숙한 곳에서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한 채 갇히니 답답함이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상습정체구간인 서울 서남부에 활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신월여의지하도로가 잦은 정체를 빚으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4월 개통한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여의도~신월IC를 지하로 관통하는 민자터널로 2015년 착공해 66개월만에 완공됐다.
무엇보다 신월여의지하도로가 기대를 모은 이유는 하루 최대 19만대가 이용하는 국회대로와 신월IC의 상습정체를 분산시켜 서울 도심과 수도권 서부를 오가는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통행량이 하루 4만대로 서울시 예상치인 하루 6만대의 3분의 2 수준밖에 되지 않는데도 출퇴근시간이면 어김없이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기존 32분의 이동시간을 8분으로 줄여준다는 홍보문구만 믿고 2400원이나 되는 통행료를 지불하고 이용하는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상 이상의 정체가 빚어지면서 서울시도 운영사인 서울터널과 함께 교통개선대책 모니터링용역에 착수하고 대책을 검토 중이지만, 상부 국회대로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상당한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많은 불편이 접수돼 국회대로 공사 중 교통처리라든가 차량 엇갈림을 최대한 해소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면서 추가 대책을 고심 중”이라며 “남부순환로와 신월IC의 교통량이 워낙 많은 상황에서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내비게이션 등으로 실시간 교통상황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 국회대로에서 신월IC 방면으로 이동하는 차량들이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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