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장애인 인권에 대해 찰떡같이 이해하고 반영해주는 분과 일해 신나요."
이낙연캠프의 김영웅 대변인이 약 한 달간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와 일하면서 느낀 점이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휠체어를 탄 장애인 대변인과 함께 일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정책 건의를 한다. 이 전 대표는 경선 일정으로 바쁘더라도 일일이 확인해 답변하고 나아가 정책으로 반영시키려 노력한다고 했다. '신복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사회적 소수자를 대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1일 <뉴스토마토>가 8월 한 달간 이낙연캠프의 장애인 관련 정책, 논평 등을 분석해 본 결과, 캠프에서는 △3번의 장애인 관련 정책협약 △8번의 장애인 관련 논평 △1번의 장애인 단체의 관련 지지선언 △장애인 관련 복지전문 정치인 영입 등이 이뤄졌다. 여타 민주당의 대선경선 후보 캠프에서 장애인 관련 정책협약, 논평 등이 극히 드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이낙연캠프의 이런 변화는 지난달 3일부터 시작됐다. 이낙연캠프는 경쟁 상대인 이재명캠프가 약 15명의 대변인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수적 열세에 몰려 캠프의 메시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낙연캠프는 지속적으로 대변인단을 추가해왔다.
이때 이낙연캠프는 분야별 전문가를 대변인으로 임명해 논평과, 정책 전문성을 함께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김 대변인은 대변인을 맡기 직전에 '한국장애인인식개선교육원 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여년간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일한 전문가다. 캠프 내에서는 김 대변인 임명이 장애인 인권 보장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낙연캠프는 김 대변인을 선임한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장애인 관련 정책협약, 논평 등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에는 장애인유아 보육·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협약을 진행했다. 장애아동이 비장애 아동보다 교육 격차가 큰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 협약식에서 △장애영유아의 권리보장을 위한 보건복지부 실무협의체 활성화 △장애어린이집 특수교사 배치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 등을 약속했다. 또 같은달 24일에는 청년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정책협약식도 진행했다.
장애인 관련 정책에 꾸준한 관심을 갖던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에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실현을 약속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진 돌봄 책임을 국가가 맡음으로써 발달장애인과 이들 가족들이 사회 일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는 △발달장애인의 노동권, 주거권, 교육권, 건강권, 등 권리 보장 △발달장애인 하루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을 약속했다.
김 대변인은 이낙연캠프의 장애인 정책협약식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적 아이디어도 직접 건의하고 있다.
김대변인은 "제가 최근에 이 전 대표께 직접 문자로 현충원에 장애인 경사로를 만들어보면 어떠냐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이들의 가족들 중 다수가 고령화되면서 휠체어를 탄 경우가 많아졌는데 현충원 환경은 계단식으로 이뤄져 헌화 등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 전 대표께 직접 문자를 보내면 직접 보시고, 꼭 답장을 주신다"며 "장애인과 관련된 사안을 이야기하면 핵심을 짚어 답변을 주시니 이야기하는 게 신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캠프에서 장애인 비하 등의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김 대변인이 임명된 지난달3일에는 관련 헤프닝도 벌어졌다. 당시 이낙연캠프에서는 김 대변인 임명을 포함한 대변인단 확충 보도자료를 냈다. 이낙연캠프는 이 자료에서 김 대변인을 "선천성 장애를 앓고 있는"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곧장 문제제기를 했고, 보도자료는 단 6~7분만에 "선천성 장애를 갖고 있는"으로 문장이 수정됐다.
김 대변인은 "이낙연캠프에 문제제기를 하자 '잘못했다'고 곧장 사과하시더니 제가 보는 앞에서 수정했다"며 "인권에 있어 문제제기가 들어오면 열린 자세로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한데 이 전 대표와 캠프 모두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캠프의 김영웅 대변인이 이낙연 전 대표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낙연캠프 제공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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