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방역성공과 상품수출 호조에 힘입어 세계 경기회복을 견인했던 중국경제의 성장이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특히 델타 변이바이스로 인한 소비 회복 지연과 기업규제 강화, 원자재가격 오름세 등이 성장 모멘텀의 둔화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적 부채문제, 소득 불균형 심화, 미국과의 갈등 지속도 구조적 리스트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우려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생산은 6월 8.3%에서 7월 6.4%로 시장의 예상치(7.9%)보다 하회했다.
소매판매 12.1%에서 8.5%(예상10.9%), 고정투자 누계 12.6%에서 10.3%(예상 11.3%), 수출은 32.2%에서 19.3%(예상 20.0%)를 기록하는 등 주요 실물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주요 기관들은 최근 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델타변이 확산, 기업규제 강화, 원자재가격 오름세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요인으로 코로나19 재확산, 기업규제 강화, 높은 원자재 가격 등 3가지를 꼽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월 들어 중국내 델타변이 확산에 중국 정부가 무관용 원칙의 고강도 방역조치를 고수함에 따라 소비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됐다. 물류시설 셧다운(폐쇄·shutdown) 여파로 물류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시장 수급 불균형에 정저우 홍수 피해 등 일시적 요인이 가세하면서 물류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골드만삭스(GS), JP모건(JPM)은 중국 정부의 감염병 통제력과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확산세가 조기에 통제되면서 소비가 다시 회복된다고 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은 물류시설 조업이 재개됐으나 그간 지연된 물량에 의한 연쇄효과로 공급병목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당국이 체제 안정과 사회 취약계층 보호를 이유로 빅테크, 부동산기업 등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업 경영여건 악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장을 크게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앞으로도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원자재가격이 지난해 대비 급등함에 따라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될 우려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와 HSBC는 정부의 가격 안정·통제 정책으로 일부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등 다소 성과도 있었으나 중장기적 정책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재정여력, 고용 개선세, 양호한 대외수요 등은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중국의 하반기 재정집행 여력, 주요국 대비 낮은 정부부채비율, 당국의 성장둔화 경계감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부양 여력은 충분하다. 또 실업률이 이번 위기 이전 수준까지 하락하고 신규 취업자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고용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공산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등 양호한 대외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감안해 보면 앞으로 중국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완만해진 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 국제기구 및 투자은행(IB)들도 올해 8% 이상, 내년 5% 중반 성장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변이로 인한 소비 회복세 지연, 기업규제 강화, 원자재가격 오름세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성장 모멘텀은 다소 둔화된 것"이라며 "중국경제에는 투자중심의 양적 성장과정에서 누적된 부채문제, 소득 불균형 심화, 미국과의 갈등 지속 등의 구조적 위험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중국 백신 접종 등록 모습. 사진/신화·뉴시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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