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샌디에이고대 공동 연구…60도 이상 고온 충전 한계 극복
충방전 사이클 500회 이후 잔존 용량 80% 이상 유지
세계적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 게재 연구성과 인정
2021-09-24 08:30:15 2021-09-24 08:30:15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이 상온에서 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혁신 기술 개발로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LG엔솔은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UCSD)와 공동 연구로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25℃)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UCSD가 공동 개발한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전지의 충전 진행 과정을 설명. 자료/LG에너지솔루션
 
이번 연구 논문은 이날 세계 과학계 연구성과 지표의 기준이 되는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 373권 6562호에 실려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함으로써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향상하고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한 기존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60도 혹은 그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할 수 있는데다 느린 충전 속도가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에서 도전재와 바인더를 제거하고 5um(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10배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필수 소재다.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 때문에 실제 적용이 까다로운 소재로 알려져 있다.
 
또 기존 연구에서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100nm(나노미터, 0.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 크기를 가진 나노 실리콘을 적용한 데 반해, 본 연구에 적용된 마이크로 실리콘은 나노 실리콘보다 저렴하고 사용이 더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500번 이상의 충전과 방전 이후에도 80%이상의 잔존 용량을 유지하고,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도 약 40% 높이는 것이 가능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인 진일보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LG엔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LG엔솔이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배터리 이노베이션 콘테스트의 지원 과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LG엔솔 생산·구매 최고책임자(CPO·사장)은 “UCSD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에서의 의미 있는 기술 개발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리게 돼 굉장히 기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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