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철강사들이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하는 제철 공법인 '수소환원제철'을 통해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 제로(0)에 도전하며, 일본과 독일의 철강사들도 친환경 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하며 철강사들의 '탄소와의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흐름속에서 국내 철강사들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단계는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는지 또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포스코(005490)가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친환경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는 주력인 제철 산업의 특성상 국내 기업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친환경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포스코가 쥔 카드는 '수소'다. 포스코는 철 생산을 위한 필수 재료인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을 중심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국내 최장수 고로(용광로)이자 전 세계에서 최장기간 조업 중인 '포항 1고로'가 올해 은퇴한다. 포항 1고로는 1973년 6월 9일 첫 가동 후 50년 가까이 쇳물을 생산해왔다.
이처럼 상징성이 있는 1고로의 은퇴를 결정하게 된 건 생산성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포스코의 탄소중립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아서다. 낡은 고로이다보니 쇳물을 생산할수록 이산화탄소가 다른 고로보다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는 수년 전부터 생산 공정을 친환경적으로 혁신하는 것을 넘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특히 수소 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4월 창립 53주년 기념사에서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와 부품,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며 "그룹 사업구조를 '그린 모빌리티(Green&Mobility)'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3년 6월 9일 오전 포항제철(포스코) 제1고로가 첫 쇳물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생산 공정의 혁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이 될 전망이다. '꿈의 제철 공법'으로 불리는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방식과 달리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이 공법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이는 일본·독일과 같은 철강 강국도 연구하는 분야인데, 전 세계적으로 봐도 포스코의 기술력은 뒤지지 않는다.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정에서 이미 수소를 25% 사용하는 유동환원로 설비를 사용 중이며,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 대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에 넣고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제철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사업화한다는 계획으로, 2050년 수소 생산 500만톤, 수소 매출 30조원이 목표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해 연간 7000톤(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2025년까지 7만톤, 2030년까지 50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수소 수요처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수소 전용 터미널을 구축하고 액화천연가스(LNG) 터빈 발전을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수소 터빈 발전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부의 수소 도입 사업과 해외 수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다른 기업들과의 수소 사업 협력도 활발하다. 포스코는 현대차, SK와 주도해 국내 10대 그룹을 포함해 15개 회원사가 참여한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을 최근 출범했다. 포스코는 이 협의체를 통해 산업용 수소 수요 창출 방안을 논의하고 해외 그린·블루수소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이 기업 간 수소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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