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사업자, 유료방송 사업자 등이 부담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의 부과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체계가 소위 TV로 대변되던 방송·통신 환경이 인터넷과 융합한 미디어 생태계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열린 '방송통신발전기금 제도 합리화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최우정 계명대 교수는 "과거 방송과 통신을 구분했지만 미디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방송이든 통신이든 상관없이 '콘텐츠'를 본다"며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방발기금을 해석하고 입장을 반영하지 않으면 향후 미디어 사업자는 유지·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24일 열린 '방송통신발전기금 제도 합리화 방안' 토론회. 사진 왼쪽부터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유정 MBC 전문위원, 양용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기관,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최우정 계명대 교수, 이성훈 방송통신위원회 서기관,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박사,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사진/한국방송협회
현행 방발기금 제도는 지난 2010년 제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규정됐다. 기금 분담 대상 사업자는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인터넷멀티미디어(IPTV) 사업자 △홈쇼핑 등이다. 지상파·종편·보도전문채널 사업자는 방송광고 매출에 따라 분담금을 산정하며 소관 부처는 방송통신위원회다. SO·위성방송·IPTV와 홈쇼핑채널 사업자는 각각 방송 서비스 매출과 영업이익이 산정 기준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들 유료방송 사업자 방발기금의 소관부처다.
제정 당시 방송 사업자가 한정된 주파수를 활용해 이윤을 창출하는 만큼 이를 공공과 방송·통신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미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를 비롯해 포털, OTT와 글로벌 사업자까지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 참가한 주체가 다양화한 상황에서 이들도 미디어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 교수는 "변화한 생태계에서 방발기금이 미디어·콘텐츠 소비자의 기본권과 연관해 기능하고, 인프라로 실현해야 의미가 있다"며 "미디어 생태계에 포함되는 사업자 모두가 포함된다. 수익 창출에는 그만큼의 공적 부담도 함께 있다"고 말했다.
24일 열린 '방송통신발전기금 제도 합리화 방안' 토론회.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실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사진/한국방송협회
토론회 참석자들은 콘텐츠 중심의 체계에 동의하면서도 결국 새로운 부과 대상자를 어떻게 설득할지 근거와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특정 사업자를 표적으로 한 입법으로 볼 수도 있어 이를 뛰어넘는 정책 논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일부 수정만으로 문제를 해소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는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를 위한 미디어 전반의 수평적 규제체계를 만들겠다는 방침으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공동의 시범사업 발굴과 사업 확대를 제안했다. 장애인 자막방송과 같은 공동의 기술개발이 그 예다. 이 교수는 "수평규제로 전환되면 이러한 생태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만, 이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연대 사업을 시범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있다"며 "국고를 투입해 생태계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이 사업을 근거로 외부와 함께 개선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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