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자동신고 버튼’ 택시기사 폭행 막는다
택시운수종사자 74% 승객 폭행·폭언 경험…보호격벽 확대
2021-09-29 10:26:38 2021-09-29 10:26:3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승객의 폭행으로부터 택시기사를 보호하고자 카드결제기 버튼만 누르면 112에 신고되는 자동 신고시스템을 올 12월 도입한다. 
 
서울시는 택시기사들의 안전한 운행환경을 위한 보호대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관악구에서 발생한 60대 택시기사 폭행이나 미금역 인근을 달리던 택시 안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 등 택시기사를 상대로 한 주취폭력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택시운수종사자의 74%는 승객의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 폭행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순 폭행보다 강도 높은 처벌 규정이 적용된다.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상황을 포함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서울시는 택시기사 폭행 발생 시 간단한 조작을 통해 신속하게 112에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폭행사고 발생 시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하거나 문자를 입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신고가 늦으면 더 큰 폭행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서울시는 택시 내 카드결제기에 별도의 조작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택시기사 연락처, 위치 등을 포함한 문자를 생성해 112에 즉시 신고되는 시스템을 카드결제기 운영사인 티머니사와 갖춰 연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보다 빠르게 경찰이 출동한다면 폭행에 노출되는 시간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연말까지 법인·개인택시 500대에 운전자 보호를 위한 격벽 설치를 지원한다. 택시 내부에 보호격벽이 설치되면 비말에 의한 코로나19 감염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승객들도 보다 더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시내버스의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됨에 따라 설치가 의무화 됐지만, 택시업계는 비용부담 등의 반발로 의무화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2019년 5월 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호격벽 설치 시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택시기본조례를 개정했다. 
 
이번에 설치하는 택시 보호격벽은 기존과 달리 운전석 시야 확보와 요금 결제 편의 기능 등 기존의 지적사항이 개선돼 심야시간 안전 문제로 운행에 불안을 겪던 택시기사들이 불편 없이 격벽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수요조사 및 의견청취 과정을 거쳐 제품을 선정한 후 격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규차량에 한해서는 택시 표시등을 장착할 때 현재의 경고등 외 경보음도 추가로 장착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운전자 신규·보수 교육 시 취객 및 승객 폭행에 효과적인 대응 및 신고방법을 교육해 폭행사고를 줄일 계획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택시기사를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시민이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택시기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3일 서울역 앞 택시 승차장의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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