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낙연 후보가 11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무효표 이의 제기를 공식 요청했다.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사퇴 이전 득표를 무효 처리하지 않고 반영할 경우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50.29%가 아니라 49.32%가 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선관위가 이의 제기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오전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 22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49.32%로, 결선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일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11회차 경선(1~3차 슈퍼위크 포함) 누적득표율 50.29%를 확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본선 직행 기준인 과반(50.0% 이상)을 가까스로 넘기며 후유증을 낳았다. 이낙연 캠프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달 15일과 26일 각각 사퇴한 정세균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유효 득표를 당 선관위가 0표로 처리해 이재명 후보 누적득표율이 올라갔다는 것.
이낙연 캠프의 이의 제기 요청이 당 선관위에서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 모두 사실상 '불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선관위에선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며 "대한민국은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도 전날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 제59조 1항에 중도 사퇴 후보는 무효표 처리한다고 분명히 되어 있다"며 "60조 1항의 득표율 계산 때 분모는 유효표니까 무효표는 넣을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확인된 선관위원들의 일치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당 선관위 차원에서 무효표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낙연 캠프가 취할 수단은 사실상 마땅치 않다.
전재경 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민주당 경선은 당헌·당규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당 선관위에서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실상 다른 방도는 없다"면서 "다만 당헌·당규 자체의 정당성과 해석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선관위 결정에도 불만이 있다면 대법원으로 갈 수 있다"면서 "다만 당헌·당규는 국가법령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 자체로 헌법재판소에 갈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처분신청도 가능한데, 이미 개표가 다 완료된 상태이므로 효력을 정지할 '그 무엇'이 없다"면서 "가처분신청과 효력정지는 이재명 후보의 '대선후보로서의 공식활동'을 중단시키는 의미가 될 것"라고 했다.
10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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