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지속되고 원자재 가격마저 뛰어오르면서 자동차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현대차(005380)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는 국산 경차 최초로 2000만원을 넘었고 테슬라는 올해만 7번 가격을 올렸다. 반도체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강세가 장기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가격 인상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s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달 '모델3 스탠다드 래인지 플러스'의 가격을 3만9990달러에서 4만1990달러(약 5000만원)로 인상했다. 올해 들어 7번째 인상으로 올 초 3만6990달러에서 5000달러나 올랐다. '모델Y 롱레인지 듀얼모터' 가격도 5만4990달러(6500만원)로 4000달러 인상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트위터를 통해 "가격이 오른 건 원자재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함께 자동차 강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50% 가까이 오르면서
포스코(005490)는 지난 6월부터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완성차 업체로선 차량 가격 인상에 나설 유인이 커진 것이다.
현대차 엔트리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지난 8월 반도체 가격을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단기간에 증설이 쉽지 않아 공급 부족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10% 상승하면 자동차 생산원가는 약 0.18% 비싸진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현대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승용차 평균 가격은 4399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5.1% 상승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16.6% 올랐다. 특히 캐스퍼는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돼 800만원대라는 얘기가 나왔던 것과는 달리 높은 가격대로 책정됐다.
기아(000270)의 경우 승용차 평균 가격이 3345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0% 오르는데 그쳤지만 레저용차량(RV)은 7.3% 인상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출고지연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철강재료, 차량용 반도체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서 차량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당장 해결될 수 없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정책도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 개소세는 차를 인도받아 등록할 때 내는 세금이다. 연말까지 차를 등록하지 못하면 3.5%로 인하된 개소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 계약했더라도 차량을 내년에 받으면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최대 143만원을 더 내야 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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