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계절적인 비수기인 4분기에 진입했음에도 철강 가격이 계속해서 고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꾸준한 데다 최근 중국 전력난으로 생산량은 감소하면서 가격이 쉽게 내려갈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올해 실적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생산하는 열연 강판은 현재 톤(t)당 13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 초 가격인 110만원대와 비교하면 20만원가량 비싼 수준이다. 전년 같은 기간 가격인 70만원대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다. 열연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쓰는 강판으로, 철강재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 제품이다.
이밖에 선박 건조용으로 주로 쓰이는 후판과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철근 가격도 수 주째 고점을 유지 중이다. 후판은 현재 국내에서 톤당 125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83.8% 비싼 수준이다. 철근은 전년보다 58.8% 높은 톤당 108만원에 가격을 형성했다.
상반기 철강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은 철광석값 상승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5월 14일 기준 중국 상하이항 철광석 가격은 톤당 226.46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인 톤당 91.55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7월을 기점으로 철광석값이 폭락하면서 현재 가격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톤당 118.16달러까지 떨어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난 등에 따라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계속해서 줄어들며 철강 가격이 계속해서 고점을 유지 중이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철광석값이 떨어지면서 증권가에선 당초 계절적인 비수기인 4분기에 진입하면 강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철강재 가격은 4분기까지 고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전방 산업의 철강 수요가 꾸준한 데다 중국의 철강 감산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국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철강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전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현재 중국 북부의 내몽골, 중부의 산둥과 장수, 남동부의 푸젠 등에 있는 제철소는 생산 속도를 줄이거나 가동을 아예 중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말 중국의 247개 고로의 평균 가동률은 최근 2년간 최저치인 78.69%를 기록했다"며 "9월 한달 동안 318개 제철소의 하루 조강생산량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인 271만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생산량이 줄면서 세계 철강 가격 또한 철광석값 하락에도 고점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철강 가격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철강사들의 호실적 행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3조원을 넘겼는데, 4분기에도 2조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 9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또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94% 급증한 7328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4분기에도 지난해보다 1175.3% 증가한 7000억원대 흑자가 예상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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