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며 8인치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능력 확대에 분주하다. 국내 대표적인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000990) 역시 공정 효율화 등으로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해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올 연말까지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을 월 14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9년까지 월 12만2000장에서, 2020년 12만9000장으로 늘린데 이어 올 상반기 13만2000장으로 꾸준히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DB하이텍 반기보고서 보면 올 상반기 반도체 생산량은 75만4797장으로, 전년 동기 71만6653장에서 4만장 가까이 증가했다. 밀려 드는 주문에 상반기 DB하이텍 부천공장과 상우공장의 공장 가동률은 각각 100%, 97%에 달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B하이텍은 2분기 매출 2억4500만달러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분기보다 12%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 점유율은 1%로 종전보다 0.1% 오르며 10위를 차지했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이렇다 보니 DB하이텍은 안정적인 수주 물량 확보하며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DB하이텍은 내년에도 수요 확대를 예상하며 월 9000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8인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생산능력이 기존보다 2배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는 생산능력이 월 9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키파운드리의 월 8만2000장까지 단순 합산하면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2배로 증가하게 된다.
키파운드리는 청주에 본사를 두고 전력 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위탁 생산한다. 모두 현재 반도체 부족 사태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제품들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것은 8인치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간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8인치 파운드리는 소품종 대량생산이 용이한 12인치에 밀려 구형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기업들도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오는 2024년 8인치 팹의 생산능력이 월 660만장으로 2020년 대비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재 전 세계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적어도 내년까진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8인치 파운드리 수요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로 인해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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