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헝가리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유람선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고인들을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추모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도 함께 했다. 화환의 리본에는 '우리 국민의 영혼을 위로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교 선박사고 추모공간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헝가리 유람선 참사는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우리 국민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탑승한 유람선(허블레아니호)이 대형 크루즈선(바이킹 시긴호)과 추돌되는 사고로 침몰하면서 빚어졌다. 이 사고로 한국인 2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허블레아니호에 있던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2명도 숨졌다.
헝가리 정부는 올해 5월 자국 예산으로 한국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다리 인근에 별도의 추모공간을 조성했다. 문 대통령은 버르거 미하이 헝가리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부터 추모공간에 마련된 추모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높이 1.6m, 길이 7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추모비는 2019년 5월 29일에 발생한 사고 당시의 허블레아니호를 상징해 제작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시 유람선 사고 때 헝가리 정부가 실종자들의 수색과 구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많은 헝가리 국민들이 함께 걱정해 주고, 또 애도를 해 줬다. 또한 영원히 그분들을 애도하기 위해서 추모공간까지 마련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한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헝가리 국민도 두 분 희생되었는데, 그분들에 대해서도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헝가리 정부가 이렇게 추모공간을 마련해 주고, 또 헝가리 국민들께서 지난 1주기, 2주기 때마다 함께 추모의 마음들을 모아 준 것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은 잊지 않겠다. 앞으로 영원히 양국 국민들의 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추모의 뜻을 담은 현장의 은행나무와 관련한 설명도 들었다. 처음에는 더디게 자라지만 한순간 크게 자라는 은행나무의 특성이 한국과의 헝가리의 관계 구축과 성장을 의미한다고 한다. 문 대통령 내외는 추모공간 근처에 있던 교민들이 인사하자 손을 흔들어 화답한 뒤 현장을 떠났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4일까지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방문 기간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그룹(V4)과 정상회담을 갖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교 선박사고 추모공간에서 헌화를 마친 뒤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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