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하지만 현재 수사기관이 이들 후보가 직·간접적으로 얽힌 의혹을 확인하고 있어 앞으로 펼쳐지는 대선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제기된 특혜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부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검찰, 이 후보 배임 연루 의혹 수사
서울중앙지검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제기된 특혜 의혹에 대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된 1조원대 규모의 대장동 개발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설립한 시행사 성남의뜰의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에 막대한 이익을 얻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등 단체는 지난 9월23일 권순일 전 대법관을 사후수뢰·변호사법 위반·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았으며,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관한 상고심에서 무죄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직접 수사하도록 지휘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전담수사팀에 사건을 배당했다.
이와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21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뇌물),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이달 1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추가로 기소됐다.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도 지난 4일 검찰에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은 김씨, 남 변호사 등과 공모해 지난 2015년 민관 합동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주는 방법으로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 개발 배당 등 이익을 화천대유가 취득하게 하고, 그만큼의 손해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당시 개발사업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으로서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측근, 유동규 압수수색 전 통화
특히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더 커졌다. 이에 대해 정 부실장은 "당시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 전 사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정 부실장은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제기한 '사직 압박 의혹'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혐의로도 고발됐다. 이 후보도 정 부실장의 공범으로 고발됐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성남시청 감사관실·예산재정과 직원 이메일, 정보통신과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의혹에 대한 감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인근에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특별검사를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공수처가 사활 걸고 수사
공수처는 윤 후보와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를 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최창민)가 이첩한 사건을 병합한 뒤 주임검사를 최석규 수사3부장검사에서 여운국 차장으로 다시 지정했다.
이후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을 병합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6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과 자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이었던 조상규 변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달 3일 정 의원의 보좌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손 검사를, 3일에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였던 지난해 4·15 총선 직전 2차례에 걸쳐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성은씨에게 여권 인사와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 검·언 유착 의혹 제보자에 대한 보도와 실명 판결문 등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손 검사는 해당 고발장을 작성·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공수처 수사3부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의 모해위증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윤 후보를 수사하고 있다. 공수처는 윤 후보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지난달 8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윤 후보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기금 편취와 관련한 옵티머스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하도록 하고, 한명숙 전 총리 관련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다.
부인 관련 의혹, 검찰이 수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김건희씨의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김씨에 대한 고발 사건을 확인하던 중 포착한 혐의를 수사해 지난달 25일 김모씨와 이모씨 등 2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이달 2일에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 2013년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이 설립될 당시 약 2억원의 주식을 액면가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도이치모터스가 지난 2009년 상장된 후 2011년까지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과정에 개입해 차익을 봤다는 의혹도 있다.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는 윤 후보가 2019년 검찰총장으로 지명될 무렵 주관한 전시회에 협찬금 후원사가 늘어나는 등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손준성 검사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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