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이 매표 행위라고 하는 건 국민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사회"라며 "돈 10만원에서 20만원을 주면 돈 준 쪽에 몰려 찍는다는 것은 국민 모독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시기를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용 선심이 아니냐고들 하는데 지급 시기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가급적 빠르게 (지급)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 1월 지급이 3월에 치러질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을 의식해 지급 시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하는 모양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방역지원금을 내년 1월에 전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10~15조원으로 예상되는 재원 마련을 위해 올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세금 징수를 유예, 내년도 예산안 추가 세입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명칭도 재난지원금에서 방역지원금으로 바꿨다.
여론은 부정적이다. 같은 날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전국민 재난지원급 추가 지급 여부에 대해 '추가 지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36.6%에 그쳤다. 반면 '추가 지급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54.3%로, 과반이 넘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수습에 나섰다가 오히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마스크 하나만 써도 500원 하는데 이것만 해도 25만원 정도가 된다"며 뜬금없이 '마스크값 보전론'까지 들고 나와 빈축을 샀다.
정부도 난감하다는 기색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납부 유예해 주면 국세 징수법에 저촉되므로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골목경제를 살리는 차원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후보는 "국민 지원도 현금이 아니라 소비쿠폰이라 소상공인 매출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처럼 50조원을 전부 소상공인 현금 지원에 쓰자는 취지라면 재정 정의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맞섰다. 이어 "그냥 현금을 주면 소상공인 지원 효과가 낮으니 쿠폰으로 승수효과를 내자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기본소득과 관련해 "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이것을 현금으로 지급할 게 아니라 3개월 시한부 소비쿠폰으로 지급해 소비가 생산·투자를 유발하는 선순환 마중물이 되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소득을 가장 빨리 도입한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65세 이상에게 차별없이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게 노인 기본소득"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가 이날 관훈토론회를 마친 뒤 오찬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홍남기 사퇴하라"를 외치며 방역지원금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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