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탈서울에…경기·인천 6억 이하 아파트도 사라진다
대출 최대 70% 보금자리론, 6억 이하 아파트만 가능
경인 중소형 아파트 6억원 이하 비중 급경사 내리막길
2021-11-15 16:00:00 2021-11-15 18:37:2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경기·인천 지역 중소형(전용 60㎡ 초과 85㎡ 이하) 아파트 중 6억원 이하 실거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 모두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019년보다 4%포인트 가량 줄었지만 올해 들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6억원은 서민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의 자격 기준선이다.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뛰자 대출이 용이한 아파트를 찾아 실수요층이 경인지역으로 유입하면서,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신고된 경기도 중소형 아파트의 실거래는 6만2608건이다. 이 중 6억원 이하 거래는 4만4500건으로, 71%를 차지했다. 
 
경기도 중소형 아파트 거래 중 6억원 이하 비중은 현 정부 취임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2017년에는 6만5861건 중 94.9%에 해당하는 6만2562건이 6억원 이하였다. 2018년에도 93.4%로 비슷한 모습을 띠었다. 그러나 2019년에는 89%로 전년 대비 4.2%포인트 줄었고, 지난해에는 12만408건 중 84.9%인 10만2317건이 6억원 이하에 거래됐다.
 
특히 올해 비중은 지난해보다 13.9%포인트 줄면서, 현 정부 임기 중 가장 가파른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인천도 유사하다. 인천은 2017년에는 중소형 아파트 거래 1만3863건 중 6억원 이하 거래가 1만3855건으로 99.9%에 달했다. 거의 대부분이 6억원 이하였다.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99.8%, 98.8%로 비중 감소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94.7%로 전년 대비 4%포인트 줄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10.4%포인트 줄었다. 올해는 1만3722건 중 1만1578건이 6억원 이하 거래로, 84.3%를 기록했다. 
 
6억원은 서민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의 자격 요건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6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보금자리론을 적용한다. 보금자리론은 실수요자라면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까지 적용되고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아, 서민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6억원 이하 주택이 줄어든다는 건, 레버리지를 이용한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경기도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경인 지역에서 6억원 이하 실거래 비중이 감소하는 배경에는 서울 집값 상승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부담으로 인해 서울을 벗어나는 수요자들이 경기와 인천으로 흘러들면서 경인 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오른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집계 결과 지난달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9964만원으로, 보금자리론 기준을 크게 넘었다. 
 
다만 경기·인천 지역의 집값 상승 국면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집주인의 호가와 실수요자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매수자와 매도자간 줄다리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수요자가 매매시장에 뛰어들기를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현재까지는 대출 받기가 용이한 아파트를 찾아 경기·인천에 수요가 유입하며 집값이 올랐다”라면서도 “실수요층이 부담 가능한 금액보다 호가가 높은 상황으로 인해 시장 참여자간 눈치싸움을 하고 있어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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