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100만 명 모인다
마지막 폐막미사 장소도 주목…평화·기후위기 메시지 최적지는?
2024-10-18 06:00:00 2024-10-18 07:55:18
 
 
 
지난 2023년 8월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만남의 언덕’(에두아르두 7세 공원) 에서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개막미사가 개최됐다. (사진=뉴시스)
 
김경일 파주시장이 16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임혜자의 야단법석'에 출연해,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 폐막 미사를 파주 임진각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가톨릭 WYD와 그 행사 중에서도 최대 인원이 모인다는 폐막 미사는 어떤 행사일까요? (관련 기사: 파주시장 "가톨릭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폐막 미사 장소, 임진각만 한 곳 있나")
 
지난해 8월 6일(현지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의 테주 공원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폐막 미사에서, 프란치스교 교황은 관례대로 2027년 차기 대회 개최지를 발표했습니다. "아시아 대한민국 서울"이었습니다.
 
1986년 로마 첫 대회 이후 2, 3년 간격 대륙 순회…아시아 두 번째, 비가톨릭 국가로는 처음
 
1984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신앙 독려를 위해 로마에 전 세계 청년들을 초대한 '청년의 해' 행사에서 시작한 '세계청년대회'는 1986년 제1회 로마대회 이후 보통 2, 3년 간격으로 대륙을 순회하면서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 동안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열렸습니다. 유럽 10회, 아메리카(북미, 중미, 남미) 4회, 오세아니아(호주 시드니)와 아시아(필리핀 마닐라)는 각각 1회 개최했습니다. 서울은 1995년 필리핀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32년 만에 두 번째이고, 비가톨릭 국가로는 사상 첫 개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8월 3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두아르두 7세 공원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YD) 모임에 도착해 무개차 안에서 청년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WYD는 보통 각각 6일간의 사전행사와 본행사로 진행되는데, 본 행사는 개막미사-환영행사-십자가의 길-철야행사(비박)-폐막(파견) 미사로 구성됩니다. 역대 참석자 규모가 최소 30만~80만 명 수준이고, 가톨릭 국가들인 유럽 개최 때는 지난해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 150만 명이 모인 것을 비롯해 많게는 350만 명(2016년 폴란드 크라쿠프)이 운집했는데요. 아시아의 대표가톨릭 국가인 필리핀(1995년 마닐라)에는 400만 명이 참가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2027년 서울 WYD 참석자 규모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지난 8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미를 장식할 파견 미사를 기준으로 외국인과 내국인을 합해 적게는 40만∼50만명, 많게는 70만∼80만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천주교계에서는 이를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기준에 따른 예상으로 보면서 100만 명 정도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교황 방한이 확실한데, 이렇게 되면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1984년·1989년)과 프란치스코 교황(2014년) 이어 네 번째 방한입니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때 서울 여의도 광장 성체 대회 마감 미사에 70만 명,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서울 광화문 시복식에도 70만 명이 참가한 바 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지난해 12월 조직위 공식 출범…국회도 특별법 준비
 
한국 천주교는 지난해 12월 조직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본격 준비에 들어갔는데요. 현재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지역조직위원장을, 이경상(바오로) 주교가 총괄코디네이터를 맡고 있습니다. 이어 올해 7월에는 ‘재단법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를 창립해 이사장 이경상 주교를 비롯해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장 김종강 주교(시몬·청주교구장),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장 김병기 의원(이냐시오·더불어민주당), 성진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성관사 주지), 청년 대표 김수지(가브리엘라)씨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했습니다.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국회도 내년 초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초당적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로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로마교황청도 제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9월 24일(현지 시각) 로마 교황청에서 WYD 담당부서인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이 '2027 서울 WYD' 주제 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Take courage!, I have overcome the world)를 공식 발표했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요한복음 16장 33절에서 직접 선택한 이 성구에 대해 패럴 추기경은 "십자가 죽음을 앞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가르침이었다"며 "예수님 부활 승리에서 흘러나오는 증거와 용기를 강조해 모든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회 로고도 발표했습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역동적인 붓놀림으로 성령 위에 하나 된 서울과 전 세계 청년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 고로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국보인 겸재 정선의 작품 '인왕제색도'의 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비오 10세 홀에서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공식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순택 대주교, 케빈 패럴 추기경, 이경상 주교 (사진=연합뉴스)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서울대회는 비가톨릭 국가에서 열리는 최초의 WYD가 될 것"이라며 "타 종교 청년들은 물론 종교가 없는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청년들의 참여'관련 질문에는 "현재 국제정세와 남북한 상황을 볼 때 쉽지 않은 상황으로 예견은 되지만 상황이 변해서 허락한다면 기꺼이 초대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대회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 미사는 보통 WYD 일정 중 마지막 날 오전에 열립니다.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행사로, 전례로 볼 때 전체 행사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입니다. 당일 집결이 아니라 폐막 미사 장소에서 야영, 비박 등 형태로 철야한 뒤 미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폐막미사 장소는 충분한 공간, 야영과 비박 등 철야를 지원할 수 있는 부대시설, 대규모 이동에 따른 교통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또 서울 WYD는 8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아 무더위나 태풍 등에 대한 대응도 필수적입니다.
 
2014년 방한 때 남북 화해 주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평화·기후위기 대응 가치 강조
 
DMZ(비무장지대)와 바로 잇닿아있는 파주시는 국내 대표적인 접경도시입니다. 평화누리 등 임진각 일대는 분단의 상징이자 평화의 상징이고, DMZ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한 때 적극적으로 남·북한 화해를 강조한 것을 포함해 수시로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면서 공개적으로 방북의사를 밝혔고,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서도 각별하게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폐막 미사 장소로 파주시 임진각 일대가 적격이라는 것이 파주시의 판단입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사진제공 파주시)
 
임진각 폐막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계 청년들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폐막미사 후보지로는 파주시 임진각 외에도 서울 광화문과 영동대표, 인천 쓰레기 매립지 등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폐막미사 시기와 장소는 교황청과 협의를 거쳐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전체 준비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는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방열 선임기자 hb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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