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 앵커 : 양성희 기자
▲ 출연 : 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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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신규 홈쇼핑 기술제안서 제출이 다음달로 다가왔다는 얘기도 있던데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가려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던 방송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신규 홈쇼핑 선정이 임박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술제안서를 다음달에 제출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업계 소식은 잘못된 소식입니다.
제가 확인한 일정으로는 이르면 오는 12월초 중소기업 전용 신규 홈쇼핑 채널 사업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럼 이형진 기자가 취재한 신규홈쇼핑 선정 일정을 간략하게 말해주시죠.
▲ 네. 방통위 사무처는 다음달 전체회의에 일종의 로드맵인 선정계획안을 방통위 전체회의에 보고한 뒤, 공청회 등 1개월여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칠 예정입니다.
이후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낸 뒤 1개월여의 사업계획서 작성기간을 준 뒤 2~3주간 심사할 생각입니다. 이런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새 홈쇼핑 사업자는 이르면 오는 12월 초에는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 상당히 구체적인 일정으로 보입니다. 선정계획안은 마련됐나요? 관련 내용 중에 알려진 내용들을 좀 소개해주시죠.
▲ 현재 알려진 신규홈쇼핑 선정 개수는 0개에서 1개입니다. 0개라는 의미는 아무도 선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대통령 공약 사항인 만큼 선정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아무도 선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안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신규 홈쇼핑은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안으로는 기존 홈쇼핑 사업자의 중소기업 편성비율을 높이는 일인데요. 정부에서는 그 수준을 70%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홈쇼핑 사업자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약 55%정도 편성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도와주려면 상당폭의 편성 규제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규 홈쇼핑 선정이 특정 언론사들이 참여할 종편 사업 밀어주기라며 반대하고 있는 양문석 방통위원도 기존 홈쇼핑의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찬성하고 있습니다.
신규 홈쇼핑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인데요. 왜 1개냐? 종편채널과 보도채널에 가려서 잘 논의되지 않았지만 신규 홈쇼핑은 방송업계 최대 특혜 사업입니다. 종편 등은 의무송출로 돈을 번다고 하지만 홈쇼핑은 출범 원년부터 흑자가 가능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습니다.
기존 홈쇼핑 업체들이 아무리 수익성이 나빠진다고 울어도 향후 3년간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정부로서도 중소기업 진흥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고 상당한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1개사 이상은 선정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 과거 우리홈쇼핑 사례에서도 봤듯 중소기업 전용으로 설립될 신규 홈쇼핑이 대기업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 오해를 부를만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개 이상 더 선정한다는 것은 대기업의 참여를 정부가 암묵적으로 허용한다고 보셔도 될 겁니다.
- 그렇다면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예비사업자는 누구인가요?
▲ 올 상반기까지 가장 빨리 콘소시엄을 구성하고 보폭이 넓었던 사업자는 중소기업중앙회입니다.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사업자는 자신들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6000여 회원을 가진 중기중앙회 산하 이업종중앙회가 중기중앙회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대열에서 이탈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중기중앙회 콘소시엄의 주요 구성원 중에는 대기업인 신세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참여 진위에 대해 치명타를 입은 상황입니다. 신세계는 콘소시엄 참여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기중앙회 쪽을 취재해 본 결과 상당부분 참여를 약속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중기중앙회가 진정성 논란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사이 행보를 빨리하고 있는 유력사업자가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입니다. 중기중앙회에서 이탈한 이업중앙회가 콘소시엄에 참여했구요. 우정사업본부의 우편지원단, 코레일유통,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사업자가 농협중앙회입니다. 그리고 독자 노선도 배제할 수 없는 사업자가 유통업계 1인자 신세계(004170)입니다.
- 농협과 신세계 얘기를 좀 더 들어보죠.
▲ 농협은 오래 전부터 신용부문, 그러니까 은행쪽 업무 분리에 대한 압박이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구요. 관심분야는 유통, 물류라고 합니다. 농협의 전국네트워크가 상당하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죠.
농협이 신규 홈쇼핑에 참여하는 것은 이 물류 사업에 대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기존 홈쇼핑 사업자들은 거의 다 택배 등 물류기업들을 끼고 있거든요. 물류 업계에서는 이번 신규 홈쇼핑 사업자와 손잡는 물류 사업자가 업계의 판도를 흔들거라는 얘기마저 드러내놓고 할 정도입니다.
농협도 이점을 노리고 있지만 농협 설립 취지가 신규 홈쇼핑 선정에 가장 중요한 중소기업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명분이 약한데다, 농수산물 전용 홈쇼핑인 농수산홈쇼핑이 이미 존재해 주변 눈치를 살피는 중입니다.
그래도 물류 등 신사업에 도전하려면 홈쇼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뒤 기존 홈쇼핑을 인수하는 방안도 마다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세계는 홈쇼핑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한데요. 이유는 업계 1위를 다투는 경쟁사 롯데그룹때문입니다. 롯데쇼핑(023530)은 롯데홈쇼핑으로 이름을 바꾼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면서 유통 시장의 전방위 클러스터를 만들어놨는데요. 신세계는 이런 롯데를 견제하는 동시에 업계 1위를 지키려면 홈쇼핑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규홈쇼핑은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이기 때문에 독자 행동의 경우 선정 가능성이 낮고, 선정되더라도 특혜 시비에 휘말려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중기 중앙회 쪽에 발을 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걸친 발 때문에 중기 홈쇼핑이 과거 사례처럼 대기업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신세계도 이번에 사업권을 받지 못한다면 기존 홈쇼핑이라도 인수해서 홈쇼핑 사업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신규홈쇼핑을 둘러싼 사업자간 역학관계가 재밌군요. 그런데 얘기도중 기존 농협이나 신세계가 기존 홈쇼핑을 인수하려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누가 유력한 대상이죠?
▲ 네. 저도 그 점이 궁금해서 알아봤는데요. 신세계와 농협이 군침 흘리는 곳은 농수산 편성비율이 60% 수준에 묶여 있는 농수산 홈쇼핑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농수산홈쇼핑의 몸값은 3~4년전에 1000억원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순이익이 매출대비 10% 수준인 7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고, 현재 가격은 6000억~7000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라고 합니다. 농수산홈쇼핑의 대주주는 닭고기 업체로 유명한 하림(024660)입니다.
대주주인 하림은 현재 종편채널을 준비 중인 동아일보와 손잡고 종편채널 진출도 꿈꾸고 있을 정도로 미디어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받고 있습니다.
하림이 농수산홈쇼핑을 현재 업계 추산의 매각 가격으로 받는다면 기존 투자액 대비 25배 정도의 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한마디로 신규 홈쇼핑 시장이 들썩거리면서 덩달아 농수산홈쇼핑과 대주주인 하림이 수혜를 입게 된 셈이죠.
- 알겠습니다. 이쯤에서 간략한 지금 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해주시죠.
▲ 일부 언론에서 중기중앙회랑 중기유통센터랑 콘소시엄 구성에 대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하는 데 아직까지는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중기유통센터 사장이 매주 1회 이상 만나서 협의 중인데요. 둘간의 이견차가 있습니다.
중기중앙회는 지분의 51%를 통한 경영권 확보를 고집하고 있고, 중기유통센터는 50:50 지분율에 운영을 맡겠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우리홈쇼핑 인수전때 중기중앙회가 MOU까지 맺은 상태에서 중간에 콘소시엄을 이탈한 전력이 있어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는 상황입니다.
예상으로는 콘소시엄의 재구성이나 이합집산은 아마도 정부가 기본계획안을 확정하는 10월경에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도 방송업계 최대 특혜 사업인 신규 홈쇼핑이 정책 실패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꾀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편이나 보도와 달리 신규 홈쇼핑은 특혜 시비에 휘말리는 순간 어느 누가 하나 방어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청와대와 정책당국인 방통위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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