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재명, 전열 재정비 착수…"선대위 쇄신 필요성 공감"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과 간담회…자성 목소리 청취
김용민·우상호·양정철·이탄희 등 "정신차려야" 쓴소리…선대위 개편론 솔솔
2021-11-18 18:59:28 2021-11-18 23:42:58
 
[뉴스토마토 최병호·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몸집만 키운 선거대책위원회에 대한 내부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당내 개혁의원들과 회동, "쇄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쇄신의 동력을 얻기 위한 명분도 축적했다. 대장동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대응이 긴밀히 이뤄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답답함도 컸다. 
 
이 후보는 18일 오후 당내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의 대선 위기감이 반영된 듯 분위기는 한층 무거웠다. 이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민주당에 대해 국민들이 지적하는 문제에서 제가 무관하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건 분명한데, 충분한 성과를 기대한 만큼 못 냈음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기를 위한 노력의 첫 단추를 여러분이 끼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말씀을 무거운 마음으로 진지하게 듣겠다"고 했다.
 
이 후보가 해당 모임을 만난 건 지난 2일 민주당 대전환 선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보름여 만에 '굼뜬' 선대위 운영방식을 놓고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수습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 회동한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가 민첩함과 생기발랄한 에너지는 잃어버리고 관료 조직화 됐다"고 비판, 쇄신의 물꼬를 튼 당사자들이다. 의원과 선수별로 안배하다 보니 몸집만 비대해졌고 외부의 참신한 인사 영입은 없는 것에 대한 질타였다.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내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과 회동했다. 사진/뉴시스
 
앞서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9명이 모두 참여한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다. 하지만 덩치만 컸지, 이슈 대응엔 둔감해 후보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급기야 17일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대위 운영 방식 관련해 작심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 "이렇게 유유자적한 분위기는 처음 본다",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한다" 등의 날선 발언을 내뱉었다. 이튿날엔 이탄희 의원이 쇄신을 요구하며 선대위 직책을 사임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이미 예견됐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경선 경쟁자들을 규합해 갈등과 후유증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방점을 찍으면서 선대위는 각 경선 후보자 캠프 인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룡 조직이 됐다. '용광로'를 표방했다지만 각 캠프 인사들이 단번에 융합할 순 없는 노릇. 여기에 선대위 조직이 팀장 위에 다수의 부본부장, 그 위에 여러 수석부본부장, 또 그 위에 수 명의 본부장이 있는 역피라미드 형태의 관료조직으로 변질되면서 기민한 이슈 대응에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2박3일 간 부산·울산·경남지역을 순회하는 첫 민심대장정 일정에서 이 후보의 '부산 재미없다' 발언만 부각된 건 선대위가 후보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에 대해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은 지난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응이 늦었고, 선대위가 정신 차려야 한다"면서 "(선대위는)완전히 상근체제로 동원해 하루에도 몇 번씩 저쪽(국민의힘)에 대응하고 비판할 것이 있으면 비판해야 한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장동 의혹의 국면을 전환하지 못한 것도 선대위의 문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대장동 공세에 맞서기 위해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고발사주 국기문란 TF'를 '윤석열 일가 가족비리 국민검증 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하지만 이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 후보가 최근 대장동 의혹 관련해 속수무책인 선대위 운영방식을 지적하면서 "국면 전환을 못한 채 국민의힘 주장을 방어하는 데 급급하다"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대대적인 선대위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선대위에 제기된 문제는 컨트롤타워 부재로도 요약되는 만큼, 반전의 돌파구 역시 강력한 컨트롤타워 수립에서 찾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탄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선대위가 속도감과 현장성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은 모습에 대해서 국민들이 답답해한다'는 의원들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말을 했다"면서 "여러가지를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대선이 110일 남은 비상한 시기엔 비상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 나왔다"라며 "선대위를 원팀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답답한 측면이 있지만, 더 좋은 모습을 하루 속히 보여줘야 한다고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최병호·장윤서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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