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검찰, 김만배·남욱·정영학 기소…최소 651억 배임(종합)
유동규 등 배임 적극적 가담 판단 공범 의율
녹취록 제공 등 수사 협조 고려 정영학 불구속
영장기각 정민용 변호사는 수사 계속
2021-11-22 12:44:04 2021-11-22 19:00:4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제기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김씨와 남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과 공모해 지난 2015년 민관 합동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지분 절반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 이익을 화천대유 등 특정 민간업체에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산정된 손해 시행이익은 지난해 분양이 완료된 4개 블록에 대한 시행 이익 2352억원의 절반인 1176억원이며, 지난달 말 분양이 완료된 1개 블록의 시행 이익이 아직 특정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공소장에는 '상당한 시행 이익'으로 기재됐다.
 
이들은 특정 민간 업체에 유리하도록 공모 지침 자체를 결탁해 작성하고, 그 업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불공정하게 배점을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천대유가 막대한 개발 이익을 얻도록 사업 협약, 주주 협약 등 개발 이익 분배 구조를 협의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확정 수익만을 분배받도록 하되 평당 1500만원 이상을 1400만원으로 줄이는 등 분배 대상인 예상 택지 개발 이익을 축소하고, 화천대유가 직영하는 5개 블록상의 아파트·연립주택 신축, 분양 이익에 대해 공사의 이익 환수를 배제하는 등 각종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에 대해 공사 임직원인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의 배임 행위에 민간업자 김씨, 남 변호사, 정 회계사가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판단해 공범(공동정범)으로 의율했다. 
 
지난 2011년 2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통상 배임의 상대방인 단순 수익자는 업무상 배임죄의 공범이 될 수 없지만, 배임 행위를 교사하거나 배임 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 배임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 공범이 성립한다. 
 
다만 검찰은 정 회계사에 대해서는 수사 초기 검찰에 자진 출석해 관련자들의 대화 녹취록을 제공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검찰은 뇌물 등 부패 범죄 신고자로 범죄신고자법에 따른 특정범죄신고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지난해 10월30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에 대한 명목으로 뇌물 700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후 올해 1월31일 뇌물 5억원을 공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의 자금을 보관하던 중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허위 급여로 4억 4350만원,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뇌물로 5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남 변호사는 공사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이던 정 변호사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특혜를 제공받는 대가로 지난해 9월10일부터 같은 해 12월9일까지 뇌물 35억원을 공여하고, 이를 투자 또는 대여하는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드는 등 뇌물공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 50억원을 받는 등 김씨에게 제기된 각종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정 변호사에 대해서도 지난 3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보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을 근거로 현재까지 유 전 본부장, 곽씨의 자산에 대해 5회에 걸쳐 추징보전을 완료했고, 이날 공소사실과 관련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부패재산몰수법 등을 근거로 김씨 등 3명의 자산에 관해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적법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엄정하게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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