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그래미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에서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썼다.
BTS는 세계적인 팝스타들만 도전할 수 있다는 AMA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 부문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 가수 최초이자 아시아 가수 최초의 기록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마이크로소프트 씨어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룹은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비롯해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 '페이보릿 팝송' 등 총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2018년부터 그룹은 올해까지 4년 연속 1개 부문 이상 수상 기록도 세웠다.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부문에서 BTS는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올리비아 로드리고, 위켄드 등 쟁쟁한 팝스타를 제쳤다.
대상 수상 소감 무대에 오른 RM은 "처음으로 'DNA' 라이브 공연을 펼쳤던 4년 전 이 시상식을 돌아보면 흥분되면서 긴장된다. 긴 여정 펼쳐왔지만, 이 자리에서 이 상을 수상할 것이라고는 상상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아미 여러분들은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온 7명의 우리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아미 분들의 지원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 모든 것은 기적이기에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국은 "여러분들께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우리가 열게 될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라며 "몇 년 전 배운 게 있다면 매 순간이 소중하다란 사실이었다"고 했다. 또 "2022년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라고 말하던 중 진이 정국을 끌고 나가는 재미있는 장면도 연출했다.
올해 BTS는 올해 이 시상식에서 글래스 애니멀스, 마룬5, 실크소닉 등 후보를 제치고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을, 대표곡 '버터'로는 도자켓 '키스 미 모어', 올리비아 로드리고 '드라이버 라이선스', 두아리파 '레비테이팅', 위켄드와 아리아나 그란데 '세이브 유어 티어스' 등 후보작들을 제치고 '페이보릿 팝송'을 수상했다.
정국은 '버터'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노래"라며 "모두가 버터처럼 부드럽게 느꼈길 바란다"고 했고, RM은 "어려운 시기지만 긍정적이고 에너지주고 싶었다. 이 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며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진은 최근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제목을 인용해 "아미는 우리의 우주"라 했다.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 무대를 시작으로 대표곡 '버터' 행사 피날레까지 행사 서본결을 BTS로 장식했다. 팝의 본토이자 미국 주류 음악 세계에 'BTS 현상'을 증명한 셈이다.
올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보이밴드' 역사를 짚는 무대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전설적인 보이밴드 뉴키즈온더블록과 R&B 그룹 뉴 에디션의 합동 무대를 열고, 객석에 있던 BTS가 이들 무대에 춤을 추며 흥겹게 노래를 따라하는 모습을 한 카메라에 담았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음악 3대 시상식으로 통한다.
빌보드가 상업적 차트를 위주로 집계한다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팬덤 규모 등 아티스트의 영향력, 상징성에 비중을 크게 두는 측면이 있어왔다.
다만 올해부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전문가 투표 없이 대중 투표 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후보 선정 이후 틱톡을 통해 투표로 결정되기에, Z세대 목소리가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세계 팝 시장에서 BTS는 영향력을 공고히 해왔다.
'버터'는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1위를 차지하며 올해 이 차트에서 가장 많이 1위를 한 곡으로 기록됐다. 빌보드 역사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곡은 '버터'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40곡 뿐이다.
여기에 에드 시런이 작곡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까지 흥행하면서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이번 수상으로 음악계 최고 권위로 꼽히는 '그래미'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BTS는 올해 초 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팝 장르 시상 부문 중 하나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수상의 영광을 내줬다.
올해는 음반 실적은 물론 빌보드 기록, 최근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까지 '그래미'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64회 그래미 후보 발표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 참석해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