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미투'로 중국의 인권 문제가 또 불거지며 서구를 중심으로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이번 문제에 침묵하는 올림픽 후원사에 불똥이 옮겨붙을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3일 소비자와 스포츠 스타들이 펑솨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등 올림픽 후원사들을 향후 압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펑솨이 문제 관련해 중국 정부의 공범 역할을 했다고 비판받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후원사들이 대신 중국 비판 행렬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14개 올림픽 월드와이드 파트너 기업 가운데 코카콜라와 에어비앤비는 이번 펑솨이 문제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고 삼성전자 등 나머지 기업들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기업들은 이 문제를 언급할 경우 거대 중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할까 두려워한다"며 "또 정부가 직접 나서 의문을 제기하면 기업의 수백억달러 매출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신변 안전 우려가 제기된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와 영상통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펑솨이 문제는 올림픽에 중국 테니스 국가대표로 세 차례나 출전했던 펑솨이가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불거졌다. 이 문제는 그간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 문제로 불붙은 올림픽 보이콧 바람에 기름을 부었다. 현재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펑솨이 문제에 침묵한다는 비판을 받은 IOC가 21일 펑솨이가 베이징에서 IOC 관계자들과 30분간 화상 통화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실종설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이전부터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IOC가 중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정상 개최가 중요한 IOC가 중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쪽 관중' 등 가뜩이나 올림픽 정상 개최가 힘든 상황에서 이번 IOC의 '헛발질'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 등 올림픽 월드파트너로서는 눈앞에 악재만 가득 쌓이게 됐다. 이미 지난달 IOC가 베이징 올림픽 티켓을 중국 본토에 거주하며 코로나19 방역 조건을 충족한 관중에게만 판매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인권 문제, IOC에 대한 비판 행렬까지 더해졌다.
현재 올림픽 후원기업 입장에서 IOC에 지불하는 막대한 스폰서 비용 대가인 '올림픽 특수'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골판지 침대', '후쿠시마산 선수촌 음식' 등 부정적인 이슈가 가득했던 도쿄 하계올림픽 시즌2가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분위기다.
2018년 삼성전자는 IOC에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무선 분야 월드와이드 파트너 지위를 2028년까지 연장했다. 현재 무선, 컴퓨터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G,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기술 권리를 확보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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