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울=뉴스토마토 민영빈·박한나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윤석열 후보와 얘기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당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검열을 거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11시30분 제주시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윤석열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들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고 이같이 말했다.
아래는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윤 후보가 만나고 싶다고 밝혔는데, 직접 연락오면 만날 것인가.
기본적으로 당의 상황에 대해서 왜 매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되는지에 대해 상당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저는 거기에 대해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왜 사전에 제출해 검열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다. 당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쳐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저는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 저와 후보가 상의해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기 못한 상태에서 뒤집히는 일들이 꽤 있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출간 기념회에서 제18장에 있었던 내용이, 2012년 선대위에서 발생했던 일들이 우리 당내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후보는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휘두를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저는 당연히 허심탄회하게 후보와 100% 상의할 의사를 밝혔는데 오늘 아침 조율은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의제를 조율할 생각은 없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올라가겠다. 후보 주위에 아주 잘못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가 저를 만나러 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후보를 혼란스럽게 한다. 제가 후보를 만나러 갈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피상적인 대화나 이런 것이 아닐 거라는 확신을 갖고 싶다.
윤 후보와 만나기 위해서 선결 조건이 있다면.
지금 저는 공개적으로 지적한다. '이준석 측 핵심 관계자' 이런 것 하는 자체가 제 명예를 럽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아주 구체적으로 제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다. 후보가 당내 인사와 소통하는 방식을 제가 다른 사람을 대표해서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당내 충분히 다른 중요한 당직을 수행하는 분들이 가끔 저에게 화가 나서 연락이 온다. '왜 이런 걸 나에게 대표가 공유해 주지 않느냐'고. 저도 후보에게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공유를 못해 준 경우가 많다. 지금의 운영 방식과 선거 진행 양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제가 일명 '윤핵관'이 누군지 그 사람을 저격해서 그 사람을 내치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묵인하고 용인할 때, 윤핵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발호하고 활개친다. 지금 윤핵관을 걷어내도 다른 누군가가 호가호위할 수 있기에 근본적으로 원인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윤핵관은 일순간에 사라질 수 있고, 그게 안 되면 사람 하나를 저격해도 다른 윤핵관은 또 나올 것이다.
윤 후보는 윤핵관을 모르나.
그것도 굉장히 큰 문제인 게 핵심관계자라는 사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있어도 아무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가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 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제였는가.
저는 송영길 대표와 당대당 협상을 하기도 하고 또 여러 가지 외부활동도 하지만, 사전 조율이라고 하는 것은 당내 회의과정에서 진행하는 건 전혀 아니다. 상당한 불신을 가지고 협의하자고 하는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 자체가 막혀 있고, 사전 조율 통해서 외교 문서 날리고 하는 건 선거에서 가망이 없다. 사전 의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후보에 대해서 구체적 요구사항이 없다. 누구를 짤라라 할 의도도 별로 없다. 저격해서 내쫓고 하는 게 제 일이 아니다. 제가 애초에 요구 사항이나 이런 것을 지금까지 후보한테 열거를 잘 안 하는 것은 제가 후보와 허심탄회하게 선거 승리를 위해서 논의해야 되는 많은 사안이 누구인지도 정확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그런 관계자들에 의해서 재단되고, 또 그것 때문에 우리 후보가 중간에 끼어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울산은 가지 않는 거냐.
울산에 갈 거다. 울산에 갈 거고 원래 계획된 일정이었다. 울산에 가야 할 이유가 있다.
가서 어떤 걸 하는지.
제가 울산에서 만나는 분은, 지금 당내 다른 상황에 대한 언론 취재 때문에 언론인들께 그 부분은 미리 공개 못하는 것을 양해를 부탁드린다.
지금 후보의 선거 캠페인 전략, 이 갈등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식까지도 후보 본인에게 일종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는 후보가 무한책임을 진다고 계속 이야기해 왔다. 그리고 후보가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반대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어도 저지를 한 적이 없다. 예를 들어, 이수정 교수를 임명한다고 하는 회의에서도 저에게 후보가 본인이 임명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그러면 임명하시면 된다. 하지만 공식적인 기록에 제가 반대 의견을 냈다는 것은 남겨주십시오'라고 이야기했고, 지나간 거다. 그래서 그 인사도 무한책임이다. 저에게 '래디컬페미즘과 페미니즘을 가르쳐주겠다'는 도대체 얼마나 후보 측 인사들이 기고만장하면 당 대표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치겠다고 하고 앉아 있겠냐. 기본적으로 '누구를 가르친다'라는 그 시각 자체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저는 이런 것들을 지적하기보다는 그런 발언에 대해서 제지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발언에 대해 윤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고,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 그 핵심 관계자는 더 큰 책임을 져야겠다. 언론인들에게서 저에게 그 이야기가 있은 직후에 사실관계 확인이 엄청 들어왔다. 그 핵심 관계자 굉장히 큰 책임을 져야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거야 말로 이간 행위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저는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윤 후보의 4.3 생각이나 입장에 대해서는 아직은 관심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전두환씨 옹호 발언 등으로 역사 인식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윤 후보와 관련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는가. 혹은 윤 후보의 역사인식에서 어떻게 생각하냐.
저는 우리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은 우리 후보의 평상시 발언들과 비춰 봤을 때 표현상의 문제였다고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후보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후보는 앞으로도 5.18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당의 어느 역대 대선 후보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있다. 그렇다면 저희 지도부가 들어선 뒤로 제가 '동백꽃을 달고 계시는 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한 그 맥락에 후보도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어제 4.3평화공원에 가서 보상 문제 같은 경우에도 계속 시일이 끊어지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본적으로 과거 대법원 판결을 기준점으로 삼아서 시작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여러 가지 안이 검토돼 있는 것으로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여러 안을 총체적으로 고민해 제주도당에서 건의하라고 제가 지시했다. 지원단에 정확하게 건의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아마 이번 특별법 처리를 앞두고 저희 당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와 관련해 후보 개인에게 원인이 크다고 보는지, 아니면 주변인의 원인이 크다고 보냐.
후보는 무한책임을 진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우리가 후보에 대해서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어도 후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이 정당의 후보라고 하는 것은 또 후보가 무한책임을 진다고 해서 그 손해나 아니면 책임이 후보에게만 귀속되는 건 아니다. 당장 저도 우리 후보가 만약 대통령선거에서 저는 전혀 지금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저는 그 다음 날로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와 저는 공동운명체다. 제가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후보 옆에서 호가호위 한다든지, 아니면 후보가 정치 참여한 기간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굉장히 부적절한 조언을 옆에서 하면서 당의 노선과 충돌할 수 있는 행동들을 자꾸 야기하는 분들, 이런 분들은 굉장한 책임감을 느껴야 될 것이다.
한 명을 드러낸다고 해도 또 다른 누가 호가호위할 수 있다. 그 말을 다르게 하면 후보의 캠프 전체를 다 바꿔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아니다. 경선 과정에서는 당내에서는 경쟁자가 있을 수 있다. 그 경쟁자와의 경쟁 환경 속에서 날선 발언이 오갈 수도 있지만, 당내에서 만약 그런 발언이 나온다면 화합을 위해서 가장 먼저 제지해야 되는 것이 후보고 당 대표다. 제가 이번에 지방을 도는 동안 잘 아시겠지만 3일간 제가 언론의 취재도 대응하지 않고 제 일만 했다. 메시지를 최대한 자제했다. 그런데 그 과정 중에서 어떤 후보 측 관계자들의 발언들이 언론을 도배했는지는 잘 아실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 후보가 뜻하지 않은 발언들을 후보 측 관계자 이름으로 했던 사람들은 모두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고 저는 앞으로도 그걸 볼 것이다. 이 상황을 겪고 있는 중에도 후보의 의중과 전혀 관계없이 나중에 후보도 듣고 황당해 하는 그런 발언들을 이어나가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지속된다면 이 상황은 그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윤 후보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뵙고 싶다'고 말을 했다. 직접 연락해 만나자고 하면 지금이라도 바로 만나실 의향이 있으신가.
저는 의제를 조율할 생각이 없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올라가겠다. 지금 우리 후보 주변에서 아주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후보가 저를 만나러 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고, 이런 해석을 붙이면서 후보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저는 제가 후보를 만나러 갈 수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어떤 아주 피상적이었던 대화나 이런 것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저는 하고 싶다.
윤 후보와 직접 연락하셨냐.
제가 전화기를 꺼놓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직접 소통을 어느 누구와도 하지 않았다.
윤 후보 측에서 사전 의제를 조율하자고 했을 때 '조율 없이 만나자'고 제안하셨을 것 같은데 그거는 거절당한 거냐.
저는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도대체 사전 의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제가 누차 밝혔듯이 후보에 대해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별로 없다. 굳이 따지자면 윤핵관 같은 사람이 설치지 못하게 하라 정도는 요구 사항도 아니고 당연한 거다. 이거를 제가 누구를 잘라라, 누구를 넣어라 이런 생각을 할 의도도 별로 없다. 그를 저격해서 사람을 내쫓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제가 해야 될 일이 아니다.
윤 후보는 윤핵관을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다.
그러면 그것도 굉장히 큰 문제인 게 지난 한 달간 핵심 관계자라는 사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동안에 어느 누구도 그 캠프 안에서는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고, 우리 후보가 내용 파악을 못 했다는 거 아니냐. 도대체 우리 후보의 눈과 귀를 막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저는 알고 싶다. 저는 기본적으로 당내 그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면 그 옆에 있는 사람들이 정무적 보좌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지금 와서 후보가 '나는 몰랐다'고 나오는 게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겠나.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저는 대단한 인물을 알고 있으면 계속 만나고 싶어하고, 진짜 상의하고 싶어 할 것이다. 대단한 인물이 있는데 상의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저는 뭐로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다.
선대위 인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싶으신 게 없으신 거냐.
그건 후보가 가장 잘할 것이다. 제가 요구한 사람이 없다. 여러분이 다 이미 알고 계시는 아주 실무에 능통한 우리 사무처 당직자 한 사람을 승진 발령하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저와 후보가 그 안에 대해 합의한 뒤 며칠 뒤 저랑 상의 과정 없이 그냥 그게 취소됐다. 오히려 저는 거기에 대해 제가 후보 주변 인물들에게서 공박을 듣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일처리가 무슨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그냥 궁금해하고 있다. 제가 밀어넣은 인사가 있다면 후보 측에서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어제 제가 분명히 단 한 번 외에는 상의한 건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생각해 보면 두 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제 기억에는 확실히 한 건이고, 저는 그게 의미하는 바가 그냥 크다 이렇게 생각한다.
잠행은 언제쯤 끝내고 올라오실 거냐.
잠행일정 안하고 여기 나와 있지 않나.
당무를 거부하고 전국 순회일정을 돌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서울=민영빈·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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