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관련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있는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 사업자들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는 공소권없음으로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뇌물)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성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직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이 숨지면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관련 부분을 제외하고, 유 전 본부장의 신병이 확보된 후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지난 10월24일 한 언론이 보도한 녹취록 내용을 바탕으로 유한기 전 본부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2월6일 황무성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요구하는 취지로 "그걸 써달라, 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못써 주냐"고 말했고, 황 전 사장은 "내가 써서 줘도 시장한테 갖다주지 당신한테는 못 주겠다"고 대답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 또는 정진상 전 실장의 지시에 의해 임기가 남은 피해자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종용했다"며 "정 전 실장은 피해자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임명한 성남시장은 아니지만,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최측근으로서 피해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을 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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