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내년부터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 해지를 고민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부담이 큰 가입자들의 경우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29일 일부 지역 맘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실손보험 인상 소식에 해지를 고민하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번에 실손보험을 해지하려고 한다"며 "보험료만 내면서 혜택도 제대로 못받았는데, 매번 오르는 보험료를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게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꼭 필요한 보험인데 보험료가 엄청 오른다"면서 "안 오르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이 외 "차라리 보험료 낼 돈으로 적금을 들고 운동을 하는게 낫겠다" "합법적 사기꾼들 같아 너무하다" 등의 글들이 쏟아졌다.
보험업계는 내년 실손보험료가 가입시기에 따라 평균 9~15%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손보험은 크게 △구실손보험(1세대, 2009년 9월까지 판매) △표준화실손보험(2세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 △착한실손보험(3세대, 2017년 4월 이후 판매) △4세대 실손보험(2021년 7월~)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1·2세대 실손보험료는 평균 15%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1세당 3%p의 연령 인상분과 3~5년의 보험료 갱신 주기까지 반영할 경우 보험료 인상률이 최대 50%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3세대 실손보험은 '안정화 할인 특약'이 종료되면서 9%가량의 보험료 인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2세대 실손보험은 2019년 이후 4년간 연평균 약 10%의 보험료 인상률을 나타냈다. 이마저도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경감하라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들어간 결과다. 실손보험이 적자상품으로 전락하면서 보험료 인상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 지배적 시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료를 앞으로도 현재 수준처럼 인상해도 2031년 실손보험 누적적자는 112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부담에 계약을 해지하기보다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라고 추천한다. 지난 7월 출시한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의 실손보험보다 대체적으로 자기부담금이 높고 보장성은 낮지만, 보험료가 최대 70% 저렴하다. 비급여 의료이용 금액이 없을 경우 이듬해 5%가량의 보험료 할인 효과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의 실손보험 상품이 보장성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후엔 계약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보험료가 인상될 우려도 있다"면서 "의료 이용량이 적은 가입자라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것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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