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전반적인 유통 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백화점 점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3조 클럽'에 진입했고, 신세계 강남점도 작년에 이어 점포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유통 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양극화 현상은 백화점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소위 '잘 나가는' 백화점은 매출이 늘고 있지만, 하위권 점포의 경우 수도권부터 지방까지 전방위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더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연매출 3조원을 달성했습니다. 잠실점은 지난 2022년 처음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는데요. 잠실점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0%를 넘었고, 올해에는 10%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본관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은 연매출 2조원을 기록했는데요. 단일 점포 기준으로 올해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한 백화점은 잠실 점포뿐이며, 2조원을 달성한 백화점은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과 롯데 본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달 올해 누적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점포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전국 신세계백화점 점포 중 가장 높은 8.6%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강남점의 경우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우수 고객층을 기반으로 올해 신규 고객과 외국인 고객을 크게 늘리며 저변을 넓힌 것이 주효했습니다.
특히 올해 내수 한파를 딛고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보다 25% 더 많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 본점·판교·무역점은 모두 올해 매출 1조원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3조 클럽에 달성한 백화점은 이렇게 극히 일부 점포에만 해당됩니다. 수도권 핵심 매장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부진한 상황인데요. 특히 규모가 작은 지방 백화점의 경우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구체적으로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내년 2월 말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하며, 대전 세이백화점은 자산관리회사인 투게더투자운용에 매각된 후 지난 5월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같은 시기 NC백화점 부산서면점 역시 건물주인 대우건설과의 재계약 불발로 폐점했는데요.
대기업 백화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백화점 점포를 가장 많이 보유한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말 마산점의 운영을 종료하기도 했는데, 사측은 향후 매출 하위권 점포 10곳을 구조조정할 방침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또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내년 6월 폐점을 앞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유통 산업이 마무리가 되고 있는 시기에 백화점 업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꽤나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서울에 있는 대규모 백화점들이 매출이 잘 나왔는데, 그러다 보니 체험형 및 차별화 콘텐츠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타 점포들은 오히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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