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양 저유소 화재' 강압수사 폭로 변호인 무혐의
경찰 기소 의견 뒤집고 '증거 불충분'
2022-01-03 16:16:29 2022-01-03 16:16:2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지난 2018년 7월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수사 당시 피의자에 대한 경찰의 강압수사 문제를 제기했던 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남부지검은 3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이 입건한 최정규 변호사에 대한 고소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피의자인 디무두 누완(스리랑카 국적)씨를 변호한 최 변호사는 2019년 4월 경찰이 누완씨를 조사하면서 윽박지르고 비속어를 섞어가며 추궁하거나 유도신문을 시도했다고 언론을 통해 폭로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국가인권위원회는 관할청인 고양경찰서와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경찰관에 대한 주의 조치를 권고했다. 
 
그러나 사건 담당 경찰관이 최 변호사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기자를 고소했다. 영등포 경찰서는 결국 기자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최 변호사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휘발유와 저유시설 등 약 43억원의 재산 피해를 불렀다. 누완씨는 사건 전날 인근 초등학교 캠프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워 호기심에 불을 붙여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누완씨에게 중실화죄를 적용해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두차례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실화가 아닌 실화 혐의로 기소된 누완씨는 1·2심에서 유죄가 인정됐고, 검찰 구형대로 벌금 1000만원의 형이 선고됐다. 누완씨는 상고를 포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납부했다. 벌금은 누완씨가 다니던 회사와 동료들, 시민단체들이 추렴해줬다. 벌금을 납부한 누완씨는 지난 7월 고향인 스리랑카로 돌아갔다. 2015년 5월 한국에 온 지 만 6년만의 귀국이었다.
 
서울남부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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