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
기아(000270)가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프랑스 르노를 제치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아이오닉 5, EV6에 이어 GV60, G80 등 제네시스 전기차까지 유럽에서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유럽 주요국 전기차 통계 전문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주요 11개국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10만1051대로 점유율 11.9%를 기록했다. 2020년(8만7764대) 대비 15.1% 늘은 수치다.
폭스바겐(12만4389대) 14.6%, 테슬라(11만5731대) 13.6%에 이어 3위다. 르노는 6만7552대로 점유율 7.9%를 기록해 4위로 밀려났다. 따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해 5만4288대(6.4%), 기아는 4만6763대(5.5%)를 판매했다.
유럽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 확대는 니로EV와 코나EV가 견인했다. 니로EV 판매량은 3만4908대로 톱5에 올랐고 3만3087대가 팔린 코나EV는 7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아이오닉 5(1만4826대), 소울EV(6910대), EV6(4945대)도 힘을 보탰다. 특히 기아는 네덜란드에서 니로EV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전기차 판매 1위(점유율 12.3%)를 달성했다. 유럽에서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가성비 좋은 차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쟁사 대비 실내 공간 창출 능력이 탁월하고 전용 플랫폼 출시 이후 충전거리도 테슬라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이런 점들로 가성비 좋은 차로 인정받으면서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세대 니로. 사진/기아
전기차 판매 확대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1~11월 판매량은 94만3433대(현대차 47만2852대, 기아 47만581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23.0% 늘어난 수치다. 올해 11월까지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0.8% 회복하는 데 그쳤지만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20% 넘게 늘었다. 점유율은 8.7%로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 르노그룹에 이어 4위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차량 확대로 유럽 시장 전역까지 공략할 방침이다.
유럽은 2020년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판매된 시장이다. 약 136만5000대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가 팔리며 133만7000여 대의 전기차가 팔린 중국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탄소중립 정책으로 내연기관차 퇴출이 빨라지고 친환경차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현대차도 전용 전기차 판매를 적극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035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 모델을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로만 구성할 방침이다.
기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EV6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고성능 버전인 'EV6 GT'도 내놓는다. 제네시스도 유럽에서 GV60와 G80 전동화 모델를 통해 친환경차 판매에 돌입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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