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구축해 부처별로 나뉜 업무를 특정 사안에 한해 하나의 부처가 책임지고 끌고 가는 형태의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정부 개편안에 대해서는 인수위 때 설계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지방소멸 우려에는 교통 접근성 지원·디지털 교육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윤 후보는 1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가 주최한 '차기정부 운영, 대통령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포지티브 규제를)네거티브로 바꾼다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법체계 전체를 손질해야 하는데 이것만으로 엄청난 법제 수반작업이 이어진다"며 "규제 자체도 문제지만 너무 많은 법령에 의해 많은 부처·지자체가 관여해 쫓아다닐 곳이 많다. '원스톱'으로 해야 하는 것을 더 급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차기정부 운영, 대통령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김동현 기자
산업계를 중심으로 법률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인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실적으로 법 전반을 뜯어고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신 윤 후보는 플랫폼 정부 형태를 도입해 허가를 받기 위해 여러 부처나 지자체를 찾는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가운데 하나로 '메타버스 부처'를 제시했다. 여러 부처가 함께 추진할 문제를 플랫폼 형태의 가상부처에서 놓고 검토한다는 취지다.
윤 후보는 "(주도하는)부처에 모두 위임해 한 기관이 심사하는 방식을 많이 말하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원플랫폼 가버먼트(정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메타버스 부처에)여러 부처가 들어와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기술적 기반을 차기 정부에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정부조직 공약으로 기능 중심의 청와대로 축소 개편하는 한편 분권형 책임장관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방향을 이렇게 말씀드리고, (당선 후)인수위를 구성하면 전문가를 모시고 구체적인 설계를 해보겠다"고 했다.
지역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는 중앙정부의 교통 인프라 지원, 디지털 교육 확대 등을 꼽았다. 지방정부의 재정 자주권은 보장하되 도로, 철도 등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안은 중앙정부가 나서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교통 접근권은 중앙정부가 충실히 할 것"이라며 "도나 시에서 할 수 없는 재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접근성을 균등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대의 위기에 대해서는 "지방대가 제기능을 못하는 것은 지방 산업·경제도 제기능을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지방 정부·산업·대학이 삼위일체로 묶여 비교우위 산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에서 코딩, 컴퓨터 알고리즘 등 디지털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차기정부 운영, 대통령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국정 운영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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