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및 대출 총량규제 여파 탓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점쳐지면서 서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는 12.1~14.94%를 기록해 15% 수준에 육박했다. 전월과 비교 시 7개 업체 가운데 3곳에서 금리가 상승했다.
전월 대비 오름폭이 가장 큰 업체는 신한카드였다. 평균금리는 13.74%로 집계돼 전달보다 1.0%p 상승했다. 뒤이어 우리카드가 0.53%p 증가한 14.94%로 확인됐다.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카드도 0.12%p 오른 14.21%를 기록했다.
고신용자(표준등급 1~2등급)에 취급한 카드론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카드(029780)로 11.87%였다. 반면 우리카드는 8.72%로 집계돼 고신용자에 가장 저렴한 금리로 카드론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자(표준등급 7~8등급)에 가장 높은 카드론 금리를 부여한 곳은 국민카드로 19.87%를 기록했다. 반면 저신용자에 가장 유리한 금리를 제공한 업체는 우리카드로 평균금리는 13.73%로 집계됐다.
카드사에 이어 저축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전반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신규 신용대출 취급액이 3억원 이상인 37개 저축은행 중 지난달 대출금리가 전월보다 상승한 업체는 16곳으로 확인됐다.
평균금리 상승폭이 가장 큰 업체는 상상인저축은행이었다. 전월 대비 2.27%p 증가한 12.46%로 집계됐다. 뒤이어 신한저축은행이 1.35%p 상승한 12.66%를 기록했다.
평균금리가 최고로 높은 곳은 삼호저축은행으로 18.9%의 금리로 대출을 내줬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18.71%, 스타저축은행은 18.39% 역시 18%대를 기록해 법정 최고금리 상한인 20%에 육박했다.
2금융권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된 데다 대출 총량규제 강화된 탓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 여파로 금융회사들은 조달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대출금리도 올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대출 총량규제를 적용하며 대출 심사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기준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총량 규제가 적용된 상황에서 연말에 신용도가 높은 차주보다 추가 대출하는 수요가 늘면서 대출금리가 상승한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상승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앞으로도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하면서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당분간 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0.25%p씩 네 번, 2024년까지 2.5%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세 번 더 올릴 여지가 있는 만큼 2금융의 대출금리도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2금융권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대출금리 상승할 여지도 있다"며 "상환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은 대출금리가 급속하게 오르면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중은행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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